OLEDㆍ태양광 장비 매출 다각화 결실 2012년부터 반도체 국산화도 본격추진
에스엔유프리시젼(SNU Precision). 사명에서도 알 수 있듯 에스엔유프리시젼은 지난 1998년 서울대학교 대학원생들이 모여 창업한 실험실 1호 벤처기업이다. 반도체 제조사나 해외 장비기업에서 근무한 경력자들이 장비기업을 창업한 타 기업들과는 달리 이색적인 출발이 눈에 띈다.
현재 대표이사인 박희재 사장이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로 재직하면서 5명의 서울대학원 학생과 함께 초정밀 측정장비 개발을 시작했다.
이제 에스엔유프리시젼은 광학설계, 메카트로닉스, 나노 메트롤로지, 나노기반측정 등 4개 부문의 첨단공학분야에서 확보한 핵심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장비기업으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연구개발 중심의 창업정신을 그대로 살려 현재도 전체 인력의 20%를 R&D 인력으로 두고 있다.
◇"구슬도 꿰어야 보배"= 에스엔유프리시젼은 설립 초기부터 다수의 특허를 취득하며 기술기반을 다져나갔으며, 이를 바탕으로 2002년 LCD 핵심측정장비인 PSIS(Photo Scanning Inspection System)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PSIS는 LCD를 구성하는 컬러필터와 박막트랜지스터(TFT)의 두 기판 사이에 액정이 정량 주입됐는지 여부를 검사하는 측정장비다. 두 기판사이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포토스페이서(PS)가 필요한데, 미세하게 높이가 맞지 않아도 액정 주입량이 달라져 LCD 불량이 발생하게 된다.
에스엔유프리시젼이 개발한 PSIS는 포토스페이서의 높이를 실시간 측정해 액정 주입량이 정확하고 일정하도록 해 LCD 수율을 높여준다. 이 제품은 전세계 PSIS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다.
PSIS 개발 후 회사는 우량기술기업선정, 수출유망중소기업지정 등을 비롯해 지속적으로 광학정밀측정 기술 관련 특허를 획득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창업 후 2001년까지 적자를 내며 기술개발에 몰두하다가 2002년부터 흑자전환에 성공, 기술과 경영 노하우를 갖춰나가는 벤처기업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
이후에는 LCD 분야의 다양한 검사장비를 개발하며 세부 제품군을 확대했다. TFT의 높이 두께와 CD를 동시에 측정하는 하프톤CD장비, 마스크검사장비(MPIS), 컬러필터 결함을 자동 검출하고 연마기능을 수행하는 리뷰리페어 장비 등 7종을 개발ㆍ양산했다.
이처럼 PSIS 외의 제품군이 늘어나면서 2006년 전체 매출의 48%에 달했던 PSIS 비중은 지난 상반기 27%까지 줄었다. 대신 새로운 LCD 장비군 매출은 2008년 68%까지 확대됐다. 전체 매출은 2006년 340억원, 2007년 184억원, 2008년 718억원으로 치솟았다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침체기였던 지난해는 34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OLEDㆍ태양광으로 매출 다각화= 에스엔유프리시젼은 전세계가 경기침체의 어려움을 겪었던 지난해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그러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의미있는 결과물을 도출해냈다. 신규사업으로 시작한 OLED와 태양광 장비 부문의 매출이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2009년 총 매출은 340억원. 이 중 PSIS 매출 비중은 47%, 다른 LCD 검사장비 사업은 26%, OLED와 태양광 분야 비중은 27%를 기록했다.
올해 에스엔유프리시젼은 매출 1000억원 돌파를 예상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에만 작년 매출을 훌쩍 넘은 462억원 매출을 기록한데다 새로운 LCD 장비군 매출 비중이 49%, OLED 및 태양광 장비군 매출이 24%로 사업 다각화의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에스엔유프리시젼이 신사업으로 삼은 OLED 장비는 클러스터 타입의 증착ㆍ봉지장비로 연구용부터 양산용까지 다양하게 공정 모듈을 구성할 수 있다. 유리 대신 유ㆍ무기 멀티레이어를 코팅해 봉지공정을 하는 박막필름 봉지장비(TFE)도 선보였다.
태양광 장비는 CIGS(구리ㆍ인듐ㆍ갈륨ㆍ셀레늄)의 화합물 반도체 박막태양전지의 광흡수층을 형성하기 위한 증착장비로 동시에 기판을 이동하며 각 물질을 증착한다. 이 외에 유기태양전지 제작장비(OPV), 염료감응태양전지용 어셈블리 장비(DSSC), 박막실리콘 태양전지용 R&D장비 등도 선보였다.
지난 상반기 에스엔유프리시젼은 OLED 분야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 국내 디스플레이 제조사와 AM OLED용 제조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대만 AU옵토일렉트로닉스와도 AM OLED 제조장비 계약을 성사시키는 등 OLED 사업에 박차를 가하게 된 것.
에스엔유프리시젼은 2012년부터 반도체 장비 사업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일본 제품에 전량 의존하고 있는 반도체 CD검사장비 국산화를 위해 삼성전자와 2012년까지 국책과제를 수행하고 있어 이 제품의 상용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서울대 실험실 1호 벤처기업으로 시작한 에스엔유프리시젼은 이제 국내에서 대표적인 벤처기업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지금도 서울대학교 교수로 겸직 중인 박희재 대표는 혁신기술 개발과 상용화의 중요성을 동시에 강조하며 학계와 업계에서 활약하고 있다.
박희재 에스엔유프리시젼 대표는 "PSIS 단일제품에서 타 LCD 공정 검사장비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신사업으로 OLED와 태양광 장비사업을 추진하면서 매출 다각화 전략이 자리를 잡았다"며 "향후 반도체 사업을 본격화함으로써 각 분야에서 고른 성장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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