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폭발적으로 느는데 공정기술 갖춘 SMD 생산에만 의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AMOLED 때문에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AMOLED란 빛을 밝혀주는 별도의 장치없이 스스로 빛을 내는 화면표시 장치로, 색 재현율과 명암비가 뛰어나 액정화면(LCD)과 달리 햇빛 아래서도 선명한 영상을 볼 수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 등 고급형 휴대폰에 채택한 뒤 여러 휴대폰 업체에서 화면 표시 장치로 속속 쓰이고 있다.
8월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AMOLED의 수요 급증으로 미처 충분한 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휴대폰 등관련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휴대폰 제조업체인 팬택의 경우 AMOLED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사운을 걸고 내놓은 전략 스마트폰 베가를 찾는 사람이 많은데 핵심 부품인 AMOLED가 부족해 제품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팬택 관계자는 "AMOLED 필요량의 50%도 받지 못하고 있다"며 "하루 공급량이 2000~3000장에 불과해 비상이 걸렸다"고 말했다.
미리 확보해 놓은 AMOLED도 수량이 15만장 정도여서 여유가 없다. 이달 3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베가는 한 달이 채 못되는 기간에 6만대가 팔렸다. 급기야 팬택은 후속 제품의 변경까지 검토하고 있다. 팬택 관계자는 "앞으로 나올 제품들은 AMOLED가 아닌 LCD 등 다른 화면 표시 장치를 채택하는 방법까지 고민하고 있다"며 "그 정도로 AMOLED 부족이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팬택 뿐만 아니라 HTC, 노키아 등 AMOLED를 장착한 휴대폰을 만드는 해외 업체들도 사정이 비슷하다. 그나마 삼성전자만 계열사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로부터 필요량을 충분히 공급받아 갤럭시S를 생산하고 있다.
이처럼 업체들이 속을 끓이게 된 배경은 AMOLED를 대량 생산 할 수 있는 업체가 전세계에서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뿐이기 때문이다. AMOLED는 일본에서 먼저 개발했으나 수율이 70% 이상 나오는 양산 단계에 이른 곳은 삼성뿐이다. 삼성의 생산량은 휴대폰에 가장 많이 쓰이는 3인치 AMOLED의 경우 월 300만장 수준이다. 그마저도 갤럭시S 등 삼성전자에 집중되다보니 다른 휴대폰 업체들의 수요량을 채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반면 수요는 휴대폰 뿐 아니라, 내비게이션, 노트북 등에 쓰이면서 걷잡을 수 없이 증가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세계 AMOLED 시장은 지난해 2226만장에서 올해 4621만장, 내년 7595만장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AMOLED의 공급 부족 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생산량을 늘리는 것 뿐이다. 하지만 기술 공정이 까다롭고 어려워 신규업체가 쉽게 뛰어들기 힘들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의 경우 2001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6년 만인 2007년에 양산에 들어갔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2조5000억원을 들여 충남 탕정의 생산 시설을 내년 7월까지 세계 최대인 월 3000만장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업체 관계자는 "AMOLED의 수요가 폭증해 새로 증설하는 탕정 공장의 양산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LG디스플레이도 AMOLED 양산을 서두르고 있다. 이 업체도 월 150만장 수준의 생산 시설을 완공해 4분기부터 양산에 들어갈 방침이다. 따라서 그 이전까지 AMOLED의 공급 부족 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다.
/ 엄재성 기자 news@koreanlighting.com 한국조명산업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