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복합연구센터 건설 추진… 반도체 등에 적용 상용화 역할 수행
플라즈마는 고온에서 가스 입자가 이온과 전자로 분리돼 있는 이온화된 가스 상태로, 우주를 이루고 있는 물질의 99% 이상이 바로 이런 상태로 있다. 고온의 플라즈마를 이용하면 안정된 상태의 분자를 화학적으로 잘 반응하는 원자로 손쉽게 바꿀 수 있어 각종 산업공정에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플라즈마 기술을 반도체, 디스플레이, 에너지 등 산업분야에 응용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R&D가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국가핵융합연구소(소장 이경수)는 핵융합 에너지 연구과정에서 확보한 플라즈마 기술을 산업에 응용하기 위해 올초 전담조직인 융복합플라즈마연구센터를 발족한 데 이어 태양전지ㆍ수소생산ㆍ환경오염처리ㆍ복합가스화 등 핵심 상용화 기술 개발을 추진할 센터 건물을 전북 군산시 군장산업단지 내에 6만여㎡ 규모로 건설한다고 16일 밝혔다.
군장산업단지에 들어서는 융복합플라즈마연구센터는 플라즈마 응용기술을 반도체, 디스플레이, 환경, 에너지 등에서 상용화하는 거점 역할을 할 예정이다. 연구소는 4개 동, 연면적 7544㎡ 규모의 센터를 이달부터 내년 8월까지 세우기로 하고 17일 기공식을 갖는다.
이경수 핵융합연구소 소장은 "핵융합 에너지는 오는 2030년대 말 정도 상용화가 가능할 전망이지만 그 이전에 핵융합 연구를 통해 얻은 플라즈마 파생기술을 산업분야에 응용하는 역할을 센터가 수행할 것"이라며 "연구소가 개발한 기술을 산업단지 입주기업들과 연계해 상용화함으로써 기술 산업화와 기업유치, 고용창출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소는 건물 건설과 병행해 46명 규모의 융복합플라즈마연구센터 조직을 통해 플라즈마 응용연구에 본격 착수했다. 태양전지, 수소생산, 대기 및 토양오염 처리 분야를 3대 상용화 원천기술 개발분야로 선정했으며, 반도체, 디스플레이, LED, OLED 등으로 응용분야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그 중 주목받는 기술이 플라즈마로 수증기를 방전해 저품질 석탄에 뿌려줌으로써 수소를 생산하는 동시에 열에너지를 얻는 수소생산 및 복합가스화 기술이다. 특히 플라즈마 방전 시 일어나는 전극 산화를 막기 위해 마이크로웨이브를 이용, 기술의 내구성을 높였다.
유석재 센터장은 "이전에 개발된 복합가스화 기술은 기름이 많이 들어있는 고품질 유연탄에서만 가능했지만 플라즈마의 독특한 반응특성을 이용함으로써 저급탄에도 적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토양오염 복원, 물 소독ㆍ살균, 배기가스 처리장치 등 친환경 기술 개발에서도 플라즈마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필터로 매연을 걸러내는 기존 배기가스 처리장치에서 한 단계 나아가, 플라즈마를 이용해 고분자 형태의 그을음을 잘게 쪼개고 산소분자를 원자로 쪼개 탄소 성분의 고분자를 태움으로써 매연을 줄여주는 방식이다. 물 소독ㆍ살균을 위해서는 수중에서 플라즈마를 발생시켜 물을 반응성 높은 산소원자나 분자로 쪼갠 후 미생물, 박테리아 등 고분자 세포를 태우는 기술을 개발한다. 플라즈마 상태의 이온에 적당한 에너지를 주고 전자와 재결합시켜 중성입자로 만든 후 일정한 방향성을 갖도록 한 중성입자빔을 이용해 양자점 태양전지를 개발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유석재 융복합플라즈마연구센터장은 "플라즈마 기술은 환경보존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개발, 기후변화 대응기술 개발 등 응용범위가 넓다"며 "센터가 플라즈마 관련 국내 기술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허브 역할을 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타임즈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