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ㆍ하이닉스 1ㆍ2위로 시장 지배력 가속 첨단 나노기술력 미ㆍ일보다 1년이상 앞서
■ 10년의 변화…또 다른 10년의 도전 From 2000 To 2020 - 반도체/디스플레이
◇메모리반도체 = 1990년대 메모리반도체 자체 개발 기술력과 생산기반을 갖추고 세계 메모리 산업에서 본격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한 한국 반도체 산업은 뉴밀레니엄 2000년부터 2009년까지, 지난 10년 디지털 격변기에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호령하는 맹주로 자리잡았다.
D램을 위시한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은 2001년 25% 점유율로 세계 1위 국가로 올라섰고, 2002년 31.9%, 2003년 33% 수준에서 2009년엔 D램과 낸드플래시를 통틀어 세계 메모리 시장의 50%를 넘게 차지하며 지난 10년간 꽃을 화려하게 피웠다. 올해는 메모리 시장 점유율이 6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970∼1980년대 해외 반도체 제조사의 생산기지 역할을 했던 한국 반도체 산업은 2000년대 들어 세계 최고 기술과 생산력을 바탕으로 국내 최고 수출산업 품목이 된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2000년대 초반 세계 메모리 시장에는 국내 기업을 포함해 일본, 미국, 유럽, 대만 기업까지 19개 기업들이 경쟁하는 치열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호황과 불황을 오르내리며 경쟁력 없는 기업들이 대부분 도태했고, 지금은 D램 4개사, 낸드플래시 4개사 등 소수 강자 체제로 산업계가 재편됐다. 물론 재편된 소수 강자체제에서 1ㆍ2위를 차지하는 기업은 삼성전자, 하이닉스로 모두 한국 기업이다. 최근 3년여간 혹독한 불황 속에서도 한국 메모리반도체 기업은 뒤쳐지지 않고,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활용해 더욱 지배력을 높였다.
지난 10년 세계 메모리반도체 기술 역사는 한국이 `세계 최초 타이틀을 줄곧 놓치지 않은 한국의 역사였다. 삼성전자가 2001년 세계 최초로 100나노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하면서 나노 반도체 시대를 처음 열었고, 이후 나노 미세공정 기술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모두 주도해왔다. 2002년 90나노급, 2003년 70나노급 등에 이어 최근엔 불가능하다고 했던 20나노급까지 개발에 성공하며 한국이 세계 최고 메모리 기술국가임을 입증했다. 앞선 첨단 나노 반도체 기술력은 미국, 일본, 대만, 유럽 등 경쟁국보다 최소 1년 이상 앞서 있는 것으로 앞으로 새로운 디지털 10년 동안에도 한국의 메모리반도체 기술과 시장 지배력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제 앞선 메모리반도체 기술력과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향후 10년은 우리에겐 불모지나 다름없는 시스템반도체 시장의 패권을 쥐는 것이 우리 산업계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디스플레이 = 1995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1세대 LCD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노트북PC용 LCD를 양산하면서 일본 등 해외국가에 비해 후발 주자로 세계 평판 디스플레이 시장에 뛰어든 우리나라는 2000년부터 지난 10년 동안은 세계 1위의 디스플레이 강국의 입지를 쌓아올렸다.
2000년 노트북PC용 12∼13인치대 LCD 생산에 주력했던 우리나라는 2000년 세계 최초로 63인치 PDP와 2001년 40인치 LCD 등 당시로서는 기술적 난제로 일본 선도 업체들도 개발하지 못한 대형 디스플레이 개발에 성공하면서 기술 주도권을 쥐기 시작했다. 이후 세계 최초의 LCD 개발사는 대부분 한국이 썼다. 또 2005년에는 40인치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도 개발하면서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력까지 입증해냈다.
단기간에 기술력을 쌓아올린 우리나라는 2002년 LCD 세계 1위를 달성했고, 작년까지 8년 연속 1위를 지키며 매년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있다. PDP는 2001년부터 양산에 들어가 2005년에는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고, 2008년까지 줄곧 1위를 차지했다. OLED는 2002년 삼성SDI와 일본 NEC 합작사가 수동형(PM) OLED를 첫 양산한 뒤 2004년 세계 1위에 올랐다. 이어 2006년엔 삼성SDI가 세계 최초로 능동형(AM) OLED 양산에 들어갔고, 지난해 세계 AMOLED 디스플레이 시장의 98%(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로 변경)를 차지했다.
한국의 디스플레이 산업은 LCD, PDP, OLED, CRT(브라운관) 등 4대 부문에서 2004년, 2005부터 2008년까지 모두 1위를 기록하며 연속 4관왕에 올라 명실공히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국가로 위상을 이어가고 있다. 부문별로 보면 2000년대 초반 10%대 점유율에 불과했던 LCD는 2009년 52%를 넘어서며 매해 시장 지배력을 높였다. PDP는 2004∼2005년 LCD와의 시장 경쟁에서 패배해 이후 생산량이 크게 늘지는 않았으나, 2008년까지 50%에 가까운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OLED는 2004년 이후 한국이 세계 시장을 줄곧 주도하고 있다. CRT는 1999년부터 작년까지 11년 연속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평판 디스플레이 산업의 수출 실적은 정부가 공식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4년 142억달러에서 2009년 314억달러를 기록, 국가 총수출액의 8.6%를 차지했다.
김승룡기자 sr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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