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 장비 미개척 분야 많아 세계시장 주도할 가능성 커
2009년이 되면서 LED 업계의 최대 이슈 중 하나는 서울반도체와 니치아와의 화해이다. 2년여의 법정 싸움을 멈추고 두 회사 간 특허 정보를 공유하는 형태로 일단락 되었지만, 서울반도체로서는 연 매출 10%에 이르는 막대한 소송 비용으로 기업의 명운까지 갈릴 뻔 했다.
LED소재, 광원, 공정 기술에 관한한 원천기술 국가는 일본과 미국이다. 특히 백색 LED에 관해서는 니치아와 도요타고세이의 기술이 독보적으로 니치아와 도요타고세이의 백색 LED개발이 본격적인 LED조명의 시대를 열었다고 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LED기업의 공정, 소재 기술의 대부분이 니치아와 도요타 고세이의 특허 기술과 맞물려있다”며 “이들 일본 기업이 국내 기업에 대해 악의적으로 특허 소송을 제기할 경우 손 쓸 방법이 없다”며 현재 LED업계의 기술종속에 대해서 안타까움을 보인 바 있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막대한 소송 비용이 경영지속능력에 큰 타격을 주기 때문에 이에따라 국가 차원에서 국내 중소 LED기업을 위한 ‘특허풀’ 제도도 제안되어 있다.
LED에 대한 소재 원천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던 것을 교훈 삼아 “OLED에서만큼은 한국만의 독자적 기술입지를 다져야 한다”는 의견이 학계와 연구기관에서 제기되고 있다. OLED는 현재까지 “낮은 효율과 비싼 생산 비용으로 상용화의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또한 “이미 양산 체계를 갖춘 LED조명과 경쟁상대가 될 수 없다”라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지향성 광원인 LED와 비교해 갖는 OLED의 장점은 적지 않다. 또한 기술적 진보가 늦고 상용화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은 역으로 기술 개발에 따라 선점의 여지가 크다고 볼 수 있다. 고휘도 청색 LED가 개발되던 90년대 초만해도 누구도 조명 광원으로서의 LED를 크게 평가하지 않았다. 이에 반해 OLED는 비교적 낮은 효율이지만 스탠드를 비롯 몇몇 면광원 제품들이 출시되어 있고 국내 기업은 물론 연구기관의 관심도 높은 편이다. 또한 우리나라 기업들이 OLED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조명 광원으로서의 개발 여건도 좋은 편이다.
OLED의 장점은 감성적인 실내 조명 구현이 가능하다. 또한 투명하거나 말랑말랑한 조명기구를 디자인할 수 있어 전반적인 응용의 범위가 LED보다 넓다는 것이다. 그러나 효율이 낮고 대면적 필름화 기술 개발이 미진하고 수명 문제를 극복해야 하기 때문에 차세대 광원으로서는 LED보다는 입지가 낮은 편이다.
한국의 OLED산업 현황
디스플레이 장비를 예로 들면 분야에 있어 세계 시장 1위는 일본 기업으로 2008년 기준 111.5억 달러로 세계 시장의 78%를 차지하고 있다. 2위인 한국이 10% 정도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것을 보면 격차가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OLED 디스플레이 분야에 있어서만큼은 다르다.
OLED 디스플레이의 선두업체인 Samsung Mobile Display가 장비 및 제품 개발에 투자를 하고 있고 2010년에는 730 X 460 사이즈의 AMOLED 설비를 개발할 예정으로 하고 있다. LG Display도 2010년에 동일한 사이즈의 AMOLED 패널 생산 설비를 갖출 예정으로 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업체가 공격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
선전하고 있는 OLED 디스플레이에 비해 국내 기업의 공정기술과 소재 장비 기술의 세계 시장 영향력은 비교적 작은 편이다. OLED광원용 증착, 봉지(encapsulation)장비의 시장 점유율은 2008년에 20%를 차지하고 있어 LCD보다는 다소 나은 통계를 보이고 있지만 양산업체는 주로 국내 장비보다 일본장비를 선호하고 있다. 양산장비의 경우 국산화율은 10%로 극히 낮다. 다만 OLED 연구 개발 장비는 국내 장비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소재와 공정기술은 아직 어느 나라의 어느 기업도 독보적인 위치를 갖고 있지 못하다. 이 부분에 있어서도 일본의 기업들이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국내 ETRI도 만만치 않은 기술적 역량을 갖추고 있다. OLED 소재도 많은 경우 연구 개발이 완료되어 있는 상태이지만, 아직도 미개척분야인 부분이 많다. 특히 OLED 공정에 있어서는 기술 개발과 표준화의 여지가 크기 때문에 한국이 앞서서 기술을 개발하게 된다면 이후 세계 OLED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충분한 계기가 된다.
한 예로 OLED 소재를 얇게 입히는 합착 공정을 들 수 있다. 이 같은 Pixel Patterning에는 지금까지 단분자 형태로 얇게 뿌리는 방식과 용해성 단분자를 입히는 프린팅 방식 등이 있다. 아직 대형화와 재료효율, 수율의 신뢰성이 확보가 되지 못한 상황이며 각 국가의 업체에서 개발중에 있다. 봉지(encapsulation) 공정에 있어서는 과거 유리를 사용하던 것에서 TFT방식의 얇은 박막을 입히는 방법까지 개발되어 있다. 국내에는 OLED합착기, 봉지장비를 ADP, SNU Precision, 두산 메카텍, 선익시스템, 주성엔지니어링, 세메스등의 6개 업체가 생산하고 있다.
LED와 마찬가지로 차세대 광원이면서 LED가 갖지 못하는 장점과 활용성이 크기 때문에 OLED의 범용성은 기존광원과 LED의 틈새를 채우면서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재료와 장비가 미개척분야이기 때문에 차후 한국의 기술 개발 성과를 보인다면 차후 세계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OLED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장치산업으로서 기술적 기반이 없는 일반 기업으로서는 손대기가 쉽지가 않은 면이 있다. 장기적인 투자가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중소기업보다는 연구기관과 학계에서 소재에 대한 개발을 하고 전문화된 기업에서 핵심 공정, 장비를 개발해야 한다. 정부에서는 장기적인 로드맵을 갖고 OLED의 기초산업분야부터 심층적으로 지원을 하는 등의 노력이 또한 뒤따라야 한다.
/김유성 기자 news@le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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