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발광다이오드(LED) 사업을 그룹 차원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이르면 3월 독립법인을 신설한다.
삼성전기의 LED 사업을 모태로 삼성전자의 자본력과 양산 능력을 합쳐 일본 니치아·도요타고세이, 독일 오스람에 버금가는 글로벌 LED 전문회사로 육성한다는 목표다. 최근 경기 침체에 따른 투자 위축에도 불구하고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의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를 출범시킨 데 이어 이번 LED까지, 미래 신수종 사업을 향한 삼성의 공격 경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이르면 오는 3월 LED 에피웨이퍼·칩·패키징 사업까지 아우르는 ‘삼성LED’(가칭)를 설립하기로 하고, 초대 대표이사에 김재욱 삼성SDI 사장(CTO)을 사실상 내정했다. 신설법인은 LED 사업을 전담해왔던 삼성전기 해당 사업부의 인적·물적 분할을 통해 자회사 형식으로 우선 출범한다. 이어 삼성전자가 현물 출자를 단행, 양사의 50 대 50 합작법인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삼성LED는 일단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 LED 핵심 전공정인 에피웨이퍼와 칩·패키징 생산에 주력한다. 후공정인 모듈 사업과 세트(조명) 사업까지 신설법인이 흡수하는 방안을 놓고 막판 내부 조율 중이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전자·삼성전기가 TF를 구성해 논의한 결과 LED 합작사 설립 방안을 결정했다”면서 “다만 신설법인의 사업 범위와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아직 확정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삼성LED 설립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삼성전자도 대규모 설비 투자를 시작했다. 삼성전기가 지난해부터 총 20대의 유기금속화학기상증착기(MOCVD)를 도입하기로 했으며, 삼성전자도 최근 독일 장비업체인 ‘엑시트론’사에 20대의 MOCVD를 발주했다. 연내 20대의 MOCVD 장비를 추가 발주해 기흥 사업장의 메모리 반도체 3·4라인에 구축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신설 법인의 생산 시설은 기흥과 온양 사업장에 나뉘어 들어설 예정”이라며 “에피웨이퍼 및 칩 공정은 기흥에서, 패키징 공정은 온양에서 각각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설 법인을 합작 형태로 전환할 때 설비는 현물 출자 형태로 넘어갈 예정이다. 당장 예정된 설비 투자만 감안해도 삼성 그룹은 국내 최대 규모인 80여대의 MOCVD 라인을 갖추게 된다.
특히 LED를 향한 삼성의 공격 행보는 지난 10여년간 삼성을 떠받쳤던 반도체·LCD·휴대폰에 이어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지목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서한·이동인·안석현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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