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 우위 LG, 매출부진으로 삼성에 뒤져 출하량도 대조적 … 사내 분위기도 크게 영향
삼성전자와 LG전자 양사간 LCD TV 시장 점유율 격차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LG전자가 상대적 우위를 보여온 PDP TV 시장에서도 삼성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업계와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PDP TV 시장 2위를 기록했던 LG전자가 판매와 매출 모두 부진하면서 시장에서 크게 위축되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PDP TV 시장 1위인 파나소닉에 비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던 매출과 판매 모두 3분의2 수준까지 추격하며 2010년 이후에는 선두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 특히 PDP TV가 수량 면에서는 LCD TV의 10% 안팎에 불과하지만 평판 TV 시장에서 선두권 진입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제품이라는 점에서 삼성전자는 전략적으로 PDP TV를 육성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LG전자는 2006년 28억6000만달러에 달하던 PDP TV 매출이 2007년 24억달러로 떨어진 데 이어 지난해에는 20억달러선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2006년에 매출 26억달러로 LG전자에 뒤졌지만 2007년에 30억달러로 LG전자를 앞질렀고 지난해에는 35억달러에 육박하는 매출을 거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반적인 PDP TV 업계 경기는 제품 단가 인하로 인해 안 좋았지만 산업이 구조조정기에 진입하면서 매출이 늘어나는 효과를 거둔 측면이 있다"면서 "이 와중에 글로벌 톱3 PDP TV 업체 중 유일하게 LG전자만이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PDP TV 출하량에서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LG전자가 2006년 156만8000여대를 출하하며 업계 2위를 기록했지만 2007년에는 199만대를 판매하는 데 그쳐 삼성에 2위 자리를 내줬다. 삼성전자는 2006년 130만대에 불과하던 PDP TV 판매량을 2007년에는 217만대로 끌어올렸고 지난해에는 300만대 가까이 판매해 2년 만에 2배 이상 성장했다.
이처럼 PDP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운명이 엇갈린 것은 시장 공략 전략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가 2007년 하반기부터 32인치부터 PDP를 양산하며 양적 팽창을 추구했지만 실제로는 판매와 매출 모두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50인치 이상 대형 PDP TV에 집중하며 매출과 판매 모두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또 PDP TV를 바라보는 사내 분위기에서도 차이가 난다. 삼성전자는 PDP TV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삼성SDI의 PDP 라인을 관리하는 통합경영에 나서는 등 효율성을 높인 데 비해 LG전자는 PDP 라인 구조조정이라는 구설수에 헤어나질 못하면서 적지않은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결과는 올해 목표에서도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대비 33% 늘어난 400만대의 PDP TV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호언하고 있고, LG전자는 주력 제품인 32인치 PDP TV의 경쟁력 상실로 인해 300만대 달성도 자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근형기자 rill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