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속 지배력 확대… 시장규모는 2년전 수준 후퇴
경기불황에 따른 수요 감소로 지난 11월 LCD 시장이 2년 전 수준으로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한국 LCD 기업들의 시장점유율은 처음으로 50%를 넘어서면서 위기 속에서 시장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10인치 이상 대형 LCD의 출하량은 2850만대로 전달 3620만대에 비해 21%, 전년 동기 대비 25% 줄어든 것으로 집계돼 지난해 5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지난달 대형 LCD 매출액은 38억달러에 그쳐 전달에 비해서는 24%,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50%로 떨어져 2006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제품별로는 지난달 노트북PC용 LCD패널 출하량이 850만대에 그쳐 전달 1140만대에 비해 25%나 줄어들었고 이는 2007년 5월 이후 최악의 출하량이다. 모니터용 LCD패널은 1090만대로 전달(1390만대)에 비해 22% 감소해 2006년 6월 수준으로 후퇴했다. TV용 LCD패널의 경우 810만대가 출하돼 10월에 비해 17%가 줄어들었고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악화된 모습을 보였다.
이같은 최악의 시장상황은 한국과 대만, 일본의 `LCD 3국지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지난 8월 한국과 대만 LCD 업계의 시장 점유율은 43.3%와 44.3%로 대만 업체들이 다소 높았지만 9월부터 한국 LCD 업계가 앞서기 시작해 지난 11월에는 처음으로 한국 LCD 업계의 점유율이 50.9%로 세계 LCD 시장의 절반을 넘어섰다.
업체별로는 LG디스플레이가 수량 기준으로 26%로 2개월 연속 1위를 기록했고, 삼성전자가 24.8%로 뒤를 이었다. 매출에서는 삼성전자가 32.5%로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LG디스플레이는 23.5%로 전달에 비해 소폭 점유율이 떨어지며 2위를 지켰다.
제품별로는 노트북PC에서 LG디스플레이가 33.3%로 1위를 기록했고 삼성이 뒤를 이었다. 또 모니터와 TV에서는 삼성전자가 각각 22.2%와 27.9%로 선두를 차지했다.
대형에 이어 중소형 LCD에서도 한국업체들이 54.4%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여전히 선두를 지키고 있다.
이처럼 LCD 시장이 2년전 수준으로 후퇴한 것은 전세계 경기침체와 이로 인한 수요감소, LCD패널 가격 급락 때문이다. LCD 업체들이 연이어 감산에 나서고 있지만 시장 하락세를 잡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그나마 한국업체들은 고객구조가 탄탄하기 때문에 지난 3분기까지 대만업체들에 근소하게 앞서던 시장 격차를 4분기에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한 LCD 업체 전문가는 "12월 들어 LCD 업체들이 연이어 라인 가동을 중단하고 있어 시장 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라며 "시장 상황이 어려울수록 한국과 대만 업체들간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타임스/ 이근형기자 rill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