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출하량 감소… 세트시장 역성장 전망 국내 패널-세트업체간 공조 기회로 작용
2009년 LCD 등 디스플레이 업계는 경기 불황에 따른 수요 감소로 출발선부터 쉽지 않은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위기의 시기를 어떤 전략과 제품으로 돌파하는 지가 디스플레이 업계의 최대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LCD 업계는 지난해 상반기 사상 최대 흑자행진을 기록하며 전성기를 구가하는 듯 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세계 시장의 침체로 하반기 최악의 해를 보냈다.
실제 지난해 11월 LCD 시장은 2년 전 수준으로 후퇴했다. 11월 출하대수 기준으로 10인치 이상 대형 LCD 시장은 2850만대에 그쳐 2007년 5월 이후 최저로 떨어졌고, 매출액도 38억 달러로 2006년 7월 이후 가장 낮았다.
올해 시장상황은 여의치 않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 LCD 시장은 1억1460만여대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200여만대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LCD패널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져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매출액에서는 큰 폭의 하락이 예상된다. 특히 모니터용 LCD패널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400만대 이상 감소하며 LCD 업계를 고민에 빠지게 하고 있다.
그나마 지난해 12월까지 매월 10% 이상 떨어지던 LCD 가격 하락폭이 진정되고 있는 것이 다행이다. LCD 업체들의 적극적인 감산과 재고조정으로 IT용 LCD패널을 중심으로 가격하락세가 진정되고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하지만 TV용 LCD패널은 올해 글로벌 TV 출하량이 지난해 대비 0.5% 감소하면서 92년 이후 17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좋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LCD TV 등 대부분 TV 세트 시장이 매출 기준으로는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PDP 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로 경기침체 영향으로 성장 정체 국면에 진입하고, LCD 업체들의 공격적인 가격공세가 예상되면서 구조조정의 회오리에 휘말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부터 삼성SDI와 LG전자는 물론 파나소닉 등이 구조조정에 착수했고, 올해 그 절정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LCD 업계의 위기국면이 PDP 업계에서는 대형 TV 시장에서 입지를 유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상반기 어려운 시기를 견뎌야 하는 디스플레이 업계는 하반기부터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시장조사업체들은 전망하고 있다. 디스플레이서치는 내년 3분기 대형 LCD 시장이 1억5089만대의 시장을 형성해 지난해 같은 기간 1억1604만대에 비해 30% 이상 늘어나며 다시 정상 성장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떨어지기만 하던 LCD 가격도 업계의 감산과 신규 라인 가동 조절 등으로 극단적인 가격하락세는 멈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세계적인 디스플레이 업계의 위기상황은 패널과 세트 업체간 공조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게는 오히려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실제 삼성전자 LCD총괄과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LCD 업체의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50%를 돌파하면서 대만 LCD 업체들을 크게 앞서고 있으며, 올해에는 그 격차를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은 시장점유율 확대와 동시에 수익성을 제고하는 데 올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2010년까지 40인치 이상 대형 LCD TV 패널의 비중을 70% 이상으로 확대하고, 특히 50인치와 60인치 등 초대형 제품의 비중을 2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또 IT용 패널 시장을 확대하고, 20인치 이상 대형 모니터와 LED(발광다이오드) 백라이트유닛을 채용한 제품 등 고부가 제품에 더욱 집중한다는 것이 기본 전략이다.
LG디스플레이는 시야각이 넓고 동영상에 강한 IPS 액정구동기술의 마케팅 활동을 그동안 중국시장에만 집중해오던 것을 내년에는 미국과 중남미 시장으로 본격 확대하기로 했다. 제품 면에서는 멀티터치 기능을 갖춘 모니터, TV와 디지털 액자의 기능을 결합한 제품 등 다기능 제품으로 승부수를 걸고, 내년 2분기부터 파주 P8공장의 47인치와 55인치 라인의 양산을 시작할 방침이다.
시장침체는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 같은 차세대 디스플레이에게도 좋은 소식이 아니다. 당초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은 AM OLED와 관련 올해부터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설 방침이었으나 그 속도를 다소 늦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AM OLED는 휴대전화나 PMP 등 소형 IT기기를 중심으로 성장을 지속하며 이슈의 하나로 자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타임스/ 이근형기자 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