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브라운관, 세계 시장서 약진
국내 브라운관 업계가 슬림형 제품을 앞세워 올해 전세계 브라운관 TV 시장을 평정한다. LCD·PDP의 위세에 눌려 점차 축소되는 브라운관 시장이지만 여전히 수요가 생겨나는 동남아·중남미 등 신흥시장에서 ‘브라운관은 죽지 않았음’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G필립스디스플레이(LPD)·삼성SDI 등 국내 브라운관 업체들은 올 한해 전세계 시장을 상대로 공격적인 판매목표를 내걸었다.
LPD(대표 손정일)는 올해 인도·동남아·남미지역에서 주력 모델인 ‘수퍼슬림’과 ‘울트라슬림’ 시리즈를 총 1600만대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9000만대 규모로 추산되는 전세계 브라운관 TV 시장에서 20%% 가까운 비중이다. 전체 브라운관 판매 목표는 3500만대다. 이를 위해 LPD는 이달부터 업계 처음 14인치급 울트라슬림 브라운관 양산 체제를 구축, 14인치에서 32인치급에 이르는 총 4종의 제품군을 갖추기로 했다.
지난해 LPD의 슬림 브라운관 판매량은 800만대 수준으로 올해 공격적인 판매목표가 달성되면 배로 급성장한다. 손정일 사장은 “원가·생산성·품질 등 모든 면에서 평판 디스플레이 제품들과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출 것”이라며 “특히 올해 북경올림픽 특수를 타고 인도와 동남아·남미·중동·아프리카 시장에서 선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SDI(대표 김순택)도 적극 공세를 펼칠 계획이다. 지난해 ‘빅슬림’ 제품군으로 총 860만대를 판매한 삼성SDI는 올해 50% 가까이 늘어난 1200만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매출액 기준으로 지난해 빅슬림 제품이 차지한 비중은 전체 브라운관 가운데 37% 정도였지만, 올해는 절반 이상인 53%로 끌어 올리기로 했다. 삼성SDI는 이를 위해 기존 5개에 불과했던 슬림형 브라운관 생산라인을 올해 8개로 확대 가동하고, 중국·인도·브라질 등 전략 지역에서 영업을 강화한다.
인도의 경우 지난해부터 3년간 정부가 남부지역 빈곤층에게 브라운관 TV를 공급하는 일명 ‘엘코트(ELCOT)’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연간 1600만대 규모의 TV 시장에서 브라운관이 차지하는 비중은 97%에 달한다. 동남아에도 올해 인도네시아 380만대, 베트남이 210만대 가량의 브라운관 TV 시장을 각각 형성할 것으로 보이고, 남미에서는 브라질·아르헨티나를 중심으로 총 1000만대 이상 수요가 생겨날 전망이다.
[출처:전자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