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학 연구진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준의 반응 속도를 가진 액정 재료 기술을 개발했다. 액정재료 국산화를 통해 액정표시장치(LCD) 기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차세대 고성능 LCD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
최석원 경희대 교수 연구팀은 기존 액정보다 반응속도가 최고 1000배고 생산 공정도 단축하는 3차원 나노구조 액정 변환 기술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OLED와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출현으로 LCD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국내외에서 고성능·고기능 LCD 개발 연구가 활발하다. 차세대 LCD 핵심재료로 분자정렬 공정(배향공정)이 필요 없는 `광학 등방 액정재료`가 주목받지만 액정이 섭씨 1~2도에서만 반응해 온도 범위의 제약이 있었다.
최 교수팀은 빛에 의해 형태가 변하는 분자(광응답성 분자)를 액정 혼합물에 섞고 자외선을 쬐어 분자를 변화시켰다. 25도 이상의 넓은 온도 범위에서 별도 분자 정렬 공정 없이 3차원 나노 구조 액정을 변환시키는 데 성공했다. 3차원 나노 구조는 분자 간의 상관거리가 짧다. 활동하는 분자가 적어 액정 반응속도가 획기적으로 빨라진다. 최 교수는 “실험에서 측정된 응답 속도는 수백 마이크로초로 기존 액정 재료의 수십 밀리초와 비교해 최고 1000분의 1의 고속 응답성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보통 OLED와 LCD의 반응속도 차이는 1000배다.
지금까지 연구에서 3차원 나노 구조 액정으로 바꾼 후 가시광선이나 열처리를 하면 원래 액정으로 되돌아가는 단점이 있었다. 최 교수팀의 기술은 분자가 서로 섞이지 않는 현상(상 분리)을 이용해 원래 상태로 돌아가지 않고 안정된 액정 상태를 유지했다.
최 교수는 “차세대 OLED, AM OLED 등을 이야기하지만 아직 공정 안정성 등의 문제가 있다”며 “기존 산업 인프라를 그대로 이용해 프리미엄급 LCD를 생산하는 새로운 재료를 개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주력 수출 상품이 LCD인데도 액정 재료는 독일과 일본에서 수입을 많이 한다”며 “순수 우리 기술로 개발한 고성능 액정재료를 통해 LCD 소재 국산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일반연구자지원사업과 삼성디스플레이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영국왕립화학회 학술지 `케미컬 커뮤니케이션스`지 14일자 내부 표지논문으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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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