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건 특허 보유한 독일기업…두산ㆍ제일모직 인수 공세
독일 디스플레이 기업인 노바엘이디(Novaled)가 국내 전자소재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잇따른 인수 검토 소식에 따른 것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두산에 이어, 이 달 초 제일모직이 노바엘이디 인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양사 모두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인수를 검토 중이지만 현재 확정된 내용은 없다"며 인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특히 두산이 인수 검토를 밝힌 지 보름도 채 안 돼 제일모직이 인수 검토에 나서는 등 인수에 경쟁구도가 마련되고 있어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노바엘이디는 지난 2001년 설립됐다. 독일 드레스덴에 본사를 두고 있는 유기전자재료 전문업체로, 고효율과 긴 수명의 다용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개발하는 등 500여건의 관련 특허를 보유한 OLED 분야 기술선도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OLED는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조명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OLED 소재부문 핵심 기술을 확보한 기업에 대한 인수는 디스플레이기업의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다.
두산으로서는 장비ㆍ플랜트 등 중공업의 성격이 강한 그룹의 이미지에 변화를 주기 위해 향후 미래성장 동력으로 OLED 소재 사업을 육성키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두산은 지난 2004년 사내 전자사업본부(BG)를 통해 OLED 소재 사업을 시작했지만 아직 이렇다한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제일모직은 현재 비중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전자재료사업의 성장세를 가속화하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지난 1995년 시작한 전자재료사업은 회사 전체 매출(6조원) 중 26.1%를 차지하며 케미칼(44.4%), 패션(28.7%) 등과 함께 3대 사업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OLED의 경우, 지난 2009년 OLED 소재 개발에 착수한 후 지난 2011년 3월 구미에 OLED 소재 양산공장을 준공하는 등 적극적인 시장 개척 의지를 천명해 왔다.
업계에서는 OLED 시장 성장과 함께 관련 소재 시장도 본격적으로 증가하는 등 향후 전망이 밝아 양사가 인수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스마트폰 등 소형 크기로만 적용돼 온 OLED 패널이 올해 TV 등 대형 제품에도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관련 재료 수요도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인수 검토 사실을 밝힌 양 사는 아직까지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제일모직 측은 "아직 인수전에 참여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확정적으로 말할 상황도 아니다"고 밝혔으며, 두산 측도 "전자제품 소재사업을 하는 두산전자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수 의사를 밝혔지만 그룹 주력분야는 아닌 상황에서 너무 부각돼 난처한 상황"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