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적·고화질 디스플레이를 양산할 수 있는 산화물(옥사이드) 박막트랜지스터(TFT) 투자가 본격화하고 있다. 아직은 파일럿 라인 구축이나 비정질실리콘(a-Si) TFT 라인 일부를 개조하는 수준이지만, 향후 대면적·고화질 디스플레이 시장의 큰 축을 맡게 될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저온폴리실리콘(LTPS) 공정을 고집해온 삼성디스플레이는 산화물 TFT 파일럿 라인을 상반기 중 도입할 계획이다. 중국 BOE도 신규 구축하는 라인 일부를 산화물 TFT 라인으로 할당하고 투자를 시작했다.
산화물 TFT는 전자 이동도가 a-Si에 비해 20~30배나 높아 같은 크기로도 성능을 높일 수 있다. 지난해 샤프가 산화물 TFT 중 하나인 이그조(IGZO)를 상용화함으로써, 산화물 TFT 시대를 열었다. 이어 LG디스플레이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산화물 TFT 기반으로 내놓아 저변을 넓혔다.
이후 LTPS를 중심으로 연구개발(R&D)을 추진했던 업체들도 하나 둘 산화물 TFT 투자 계획을 밝혔다. LTPS는 실리콘을 결정화함으로써 전자 이동도를 높이는 방법이다. 산화물 TFT는 결정화 과정을 거쳐야 하는 LTPS에 비해 투자 규모가 적게 들고 대면적에 유리하다. UV에 약한 특성 등 기술적 난제를 넘어서야 하는 문제 때문에 도입이 더뎠다.
업계는 최근 대면적 OLED 패널과 초고화질(UD) 디스플레이 등에 산화물 TFT를 적용하기 위해 투자를 진행 중이다. BOE는 허페이에 있는 6세대 라인 중 10%가량을 산화물 TFT로 전환하는 중이다. 또한 허페이에 새로 짓는 8세대 라인에도 a-Si과 함께 산화물 TFT 공정을 구축키로 했다. 정부와 공동 설립한 조인트벤처를 통해 산화물 TFT 기반의 OLED 투자도 단행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용 소형 패널은 LTPS로, 대형은 산화물 TFT로 각각 향후 기술 투자 방향을 정했다.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은 세계 최대 업체인 삼성디스플레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신공장(A3) 내에 TV 전용 라인을 구축하면서 LTPS 투자부터 먼저 추진키로 했었다. A3에는 6세대와 8세대 LTPS를 설치하기로 했으나, 파일럿 차원의 산화물 TFT 설비도 들여놓을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삼성전자와 샤프의 제휴를 계기로, 샤프의 기술을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2분할 공정 방식으로 8세대 산화물 TFT 파일럿 라인을 도입 중”이라며 “화이트 OLED를 위한 기술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주요 업체 산화물 TFT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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