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광효율 4배 높아 수명연장 효과… 삼성ㆍLG 확대 적용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의 발광체에서 형광과 인광의 비중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국내 소재 업체들이 이같은 트렌드 변화에 적극 대비해야한다는 지적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은 OLED의 발광층(EML)에 적용되는 발광물질로 인광의 채택 비중을 늘려 나가고 있다. 인을 주성분으로 하는 발광 재료(인광)는 형광에 비해 전기를 빛으로 바꾸는 효율(발광효율)이 4배 이상 높고 소비전력 절감이 가능해 상대적으로 수명이 길어지는 효과도 가능하다.
이와 관련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4에 기존 적색소자에만 적용하던 인광 재료를 녹색소자까지 확대 적용했다. 이른바 그린폴레드(Green PHOLED)를 통해 발광효율을 높이고 전반적인 소자 수명 개선도 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뱅크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11년 부분적으로 녹색소자에 인광소재를 사용한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형광 소재를 사용해 왔으나 이번 확대 적용을 통해 올해 인광 적용 비중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도 4.5세대 라인에서 플렉서블 OLED 패널을 개발하는 것과 별도로 녹색소자에 인광을 적용하는 기술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 하나의 소재가 아닌, 두 가지 이상의 소재를 혼합하는 방식으로 개발이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향후에는 TV 등 대형 OLED 패널 확산으로 OLED 시장 성장과 함께 발광물질의 시장 규모가 증가하면서 인광소재 채택 비중도 늘어날 전망이다. 소형에서 각각의 적(R)ㆍ녹(G)ㆍ청(B)의 색상이 나와 혼합되면서 색상을 구현하는 RGB 방식이 주를 이룬 것과 달리 대형에서는 백색 빛을 컬러필터를 통해 색에 변화를 주는 화이트올레드(WOLED) 방식이 먼저 구현됐다. 이 때문에 형광과 인광이 어느 정도 비중으로 시장을 형성해 나갈지는 미지수이지만 상대적으로 대면적에 인광소재 채택이 늘어날 것이라는 데는 동의하는 분위기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황녹(Yellow-Green)에 인광 소재를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동안 인광소재만 사용돼 온 적색소자와 인광소재 적용이 늘어날 녹색소자와 달리 청색소자의 경우, 형광소재만 사용돼 왔다. 그러나 최근 국내와 일본에서 더 밝고 수명이 긴 청색소자 기술 개발에 성공하면서 향후 상용화 단계에 이르면 인광소재 채택이 가시화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국산화를 위한 인광소재 개발 역량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OLED의 핵심부품 소재 국산화율은 90% 안팎으로 높지만 인광소재와 같은 원천기술에서는 상대적으로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인광소재의 경우 미국UDC가 독보적인 특허 및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 상태로 국내 업체들은 이 회사에 로열티를 지급해 오고 있다. 또 독일 머크도 지난 3년간 총 2900만 유로를 투입, 적ㆍ녹ㆍ청색용 인광소재를 개발했으며 SFCㆍ이데미쓰고산ㆍ치소 등 일본 업체들의 경쟁력도 만만치 않다. 반면 CS엘쏠라 등 국내 업체들은 형광소재에 상대적으로 무게를 둬 왔던 터라 인광소재의 비중 확대에 대한 대비가 미흡한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광이 기존 형광을 대체하는 수준까지는 아니겠지만 인광의 비중이 이전보다 늘어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면서 "관련 업체들로서는 발광물질의 비중 변화에 따른 대비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홍석기자 redston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