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고 효율을 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와 발광구조를 개발했다. 특히 광추출 특성을 향상시킨 투명 OLED 구조에 관한 논문은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스`의 표지를 장식했다.
<서울대 재료공학부 김장주 교수>
김장주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팀은 현존하는 재료 가운데 최고 효율을 구현한 OLED 연구 논문 네 편을 발표했다고 29일 밝혔다. 한 편은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스 표지에, 다른 세 편은 어드밴스트 펑셔널 머티리얼스 온라인 판에 잇달아 게재됐다.
어드밴스트 펑셔널 머티리얼스에 실린 세 편의 논문은 각각 내부 발광효율이 100%, 외부 발광효율이 30.8%(세계 최고 기록)인 녹색과 주황색 발광체에 대한 연구다. 김 교수팀은 전하가 장애물 없이 그대로 발광체에 전달될 수 있는 재료 기술로 효율을 끌어올렸다. `들뜬 상태 전하 이전 복합체(엑시플렉스)`를 형성하는 전자 전달 분자와 정공 전달 분자로 구성된 공동 호스트에 빛을 내는 인광 분자를 섞는 형태다.
이 소재는 고휘도에서도 효율이 떨어지지 않아 더욱 주목받고 있다. 1만㏅/m² 기준 성능이 기존 소재에 비해 1.4배(77㏐/W, 녹색) 이상 뛰어나다. 성능이 높으면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다.
김 교수팀은 녹색 소재에서 얻은 성과를 주황색에도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스 표지에 실린 논문은 투명 OLED 광추출 특성을 두 배가량 향상시킬 수 있는 연구여서 관심을 끌었다. OLED의 외부 발광효율은 30% 수준에 불과하다. 굴절률 차이로 인해 빛이 내부에 갇히거나 전극에 의한 표면 플라스몬으로 손실되기 때문이다. 물속에서 공기 중으로 빛을 쏘면 굴절률 차이 때문에 제대로 빛이 나오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김 교수팀은 전극에 금속을 사용하지 않아 투명 OLED 성능은 높이면서 마이크로렌즈를 사용해 광추출 특성도 끌어올렸다.
이 투명 OLED는 양극과 음극에 투명 소재인 ITO(인듐주석산화물)와 IZO(인듐아연산화물)를 적용했다. 한쪽에는 미세 패턴을 설계해 효율을 47%(140㏐/W)까지, 반구 형태의 렌즈를 사용한 쪽은 63%(185㏐/W)까지 각각 향상시켰다. 김 교수팀은 효율을 높인 OLED 소재를 투명 OLED 구조에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두 기술이 결합되면 더욱 성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 교수는 “이 연구 결과로 이제 우리나라도 유럽·미국·일본 등이 주도하던 OLED 원천기술 경쟁에 동참할 수 있게 됐다”며 “플렉시블 기술과 융합해 디스플레이·조명 분야에 적용하면 큰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신문 문보경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