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BOE가 세계 최대 유리기판 크기인 10.5세대 액정표시장치(LCD) 생산라인 투자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8.5세대 추가 증설도
진행할 예정이라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대응책 마련에 고심이다. 후속 투자로 BOE에 맞대응해야 할지, 다른 출구 전략으로 차별화해 해야 할지를
놓고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디스플레이는 BOE 10.5세대 투자 발표 이후 그룹 차원에서
다시 10세대급 LCD 공장 설립 검토에 들어갔다. 올해 초 BOE의 사업 추진 계획이 좌초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잠시
동안 10세대 투자 검토를 보류해 왔다.
삼성디스플레이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최근 10.5세대LCD 투자를 다시 검토해보자는 지시가 내려졌으나 뾰족한 대응책을 마련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재 A2, A3 등 일부 라인에 대한 증설 투자 계획까지도 모두 재점검에 들어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대형 TV 시장에서 LCD로
승부수를 내려면 사실상 중국에 발맞춰 생산량을 늘려야 한다. 특히 업계 전문가들은 BOE가 4K UHD LCD뿐만 아니라 8K 시장까지 내다보고 있다는 점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향후
물량 공세에만 밀리는 게 아니라 기술 경쟁에서도 뒤쳐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동일한 10세대급 후속 투자 ‘역풍’을 우려하기도 한다. 공급 과잉에 따른 단가 인하로 치킨게임 희생양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OLEDE176OLEEDDDDD EERFTOO OOOOLED 시장에 주력하는 LG디스플레이는 10세대 LCD 투자에
신중한 입장이다.
김상돈 LG디스플레이 전무는 “대형 세대 수요가 늘어난 점은 있지만 여러가지 비용이나 속도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며 “구조적인 차별화를 위해 LCD 경쟁보다는 OLED 프리미엄 전략을 전개해 나가는 데 더 무게를 실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BOE 증설로 생산량 증가율이 한 자릿수에 그쳐 면적 수요 증가대비 공급량이
과도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는 등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BOE는 400억위안(한화 약 7조원)을 투입해 안후이성 허페이에10.5세대 박막트랜지스터(TFT) LCD 생산라인 B9을
구축한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푸저우에 신규 8.5세대(2500×2200mm)
LCD 공장을 또 짓는다. 8.5세대 LCD 공장 B10에는 300억위안(한화
약 5조2000억원)이
투입되며, 월 생산량은 유리기판 투입 기준 12만장이다. 베이징 B4, 허페이 B5, 충칭 B8 공장에서도 8세대급 대형LCD를 생산한다.
업계 전문가는 BOE의 과감한 증설이 계속된다면 국내 업계 타격은 매우 클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은 탄탄한 내수시장이 뒷받침돼 있다. 중국 정부는 12차 5개년(2011~2015년) 계획에서 2015년 기준 LCD 패널자급률 80%를 목표로 설정했다. 결국 나머지 20% 시장을 두고 국내외 디스플레이 업계가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만큼 입지 확보는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과제다.
업계 전문가는 “BOE보다 더 생산효율적인 10세대급
라인을 서둘러 먼저 짓거나 8K LCD를 선 개발하는 데 집중하거나 혹은 대형 OLED로 차별화하는 방안 외에 대응책이 별로 없다”며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중장기 성장을 결정짓는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고 말했다.
성현희 기자 | sunghh@etnews.com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출처:전자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