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다국적 화학업계의 국내 투자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인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전자업체와의 연계를 한층 더 강화하는 모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독일에 본사를 둔 다국적 화학·제약업체 머크는 올해 중 제2 OLED 연구소를
경기도 평택에 세울 예정이다. 이 회사는 삼성디스플레이 등에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소재와 LCD(액정표시장치)용 액정 원료 등을 공급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에는 AZ일렉트로닉머티리얼을 인수해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역량을 한층 강화했다. AZ일렉트로닉머티리얼은 안성과 일본에 생산 공장을 가지고 있고, 반도체·디스플레이·발광다이오드(LED) 등 첨단 소재 부문의 전체 수익 가운데 80%를 아시아권에서
거두고 있다. 지난해 머크의 소재 사업은 전체 매출에서 15%(116억4200만유로), 영업이익에서23%(7억8000만 유로)를 차지했다.
세계 화학업체들의 국내 시장 진출은 이뿐만이 아니다. 다우케미칼은 SKC와 합작해 만든 'SKC하스'를
활용해 퀀텀닷 디스플레이용 소재·부품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또 최근 삼성·LG전자의 퀀텀닷 TV 출시에 맞춰 카드뮴 없는 퀀텀닷 소재 공장 가동도
준비하고 있다. 바스프의 경우 지난해 9월 수원에 위치한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캠퍼스 연구동에 전자소재 연구개발(R&D) 센터를 열었다.
이는 전자소재 부문에서 다국적 화학업체가 보는 한국 시장의 위상이 달라졌음을 의미한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평판 TV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29.2%, LG전자는 16.7%의 점유율을 각각 기록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국내 업체의 점유율 역시 20%를 넘고 있다.
실제 머크 한국법인(머크, 머크어드밴스드테크놀러지스)의 경우, 일반 화학부문(머크)에서는 적자를 기록했지만 IT부문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은 더 늘었다. 다우케미칼 역시 환율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줄었지만, 매출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다우케미칼의 경우 올해 글로벌 전자재료그룹 디스플레이 사업부 총괄에 퀀텀닷 사업을 주도한
한국인 이세일 부사장을 선임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등 국내 전자업계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한국과 손잡으려는
글로벌 화학업계의 움직임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출처:디지털타임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