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업계가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생산에 필요한 잉크젯 프린팅 기법 활용 ‘용액공정(Solution Process)’ 기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내년 이후 양산 적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양산 기술 확보에 성공하면 현 증착공정 대비 원가 절감을 획기적으로 이룰 수 있어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 선점에도 유리하다.
삼성·LG디스플레이는 최근 OLED 패널 생산에 잉크젯 프린팅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도쿄일렉트론(TEL) 장비를 도입, 연구개발에 본격 나섰다. 잉크젯 노즐은 엡손이 맡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기술 협력 우군으로 미국 잉크젯 장비업체 카티바를 선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9월 카티바에 지분 투자한 데 이어 최근에 2차 투자도 진행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대형 OLED 패널 양산에 들어간 LG디스플레이 대비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용액공정 기술 확보에 힘을 쓰고 있다. 카티바와 OLED 봉지(인캡슐레이션) 공정에 관련 기술을 적용, 양산하고 있으며 대형 RGB OLED 패널 제작에 적용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회사는 내년 초 시범 라인 가동 등을 계획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장비 관련 개발은 거의 마친 상황인데 오히려 용액소재 부분 개발이 뒤처져 있는 상황”이라며 “적색(R)과 녹색(G)은 개발됐으나 청색(B)이 아직 개발 안 돼 글로벌 소재 업체와 활발히 기술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재 부문은 삼성·LG디스플레이 모두 머크, 스미토모화학, 듀폰 등 글로벌 소재 업체와 손잡고 높은 발광 효율과 긴 수명의 소재를 개발 중이다.
해외 디스플레이 제조업체도 기술 관심도가 높다. 파나소닉은 자사가 개발한 잉크젯 장비를 적용해 OLED TV 시제품을 글로벌 전시회에 선보이고 있고, 대만 AUO는 히타치중공업 장비를 사용해 개발 중이다. 중국 BOE는 국내 업체와 협력하고 있는 TEL, 카티바 등 잉크젯 프린팅 장비 업체와 접촉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용액 공정은 기존 분말 형태가 아닌 용액 형태 OLED 발광 재료를 잉크젯 프린팅 기법으로 기판 위에 뿌리는 것을 말한다. 용액 형태 발광 재료를 각각 노즐을 통해 미세하게 분사하기 때문에 버려지는 소재가 거의 없다.
현재 디스플레이 업계는 분말 형태인 OLED 재료를 ‘화학증착’ 공정을 거쳐 기판에 얹고 있다. 용액공정 대비 낭비되는 소재가 많다. LG디스플레이가 양산하고 있는 화이트(W)OLED 증착 기술은 청색 발광 재료 위로 적색과 녹색을 섞은 황색(Y) 재료를 적층해 백색을 구현하고, 이 위에 컬러필터를 놓아 OLED 패널을 완성한다. 공정 수가 많고 재료비도 많이 든다.
업계 전문가는 “현 OLED 증착공정은 소재 사용량이 많은 데다 낭비되는 부분도 많아 원가 혁신에 한계가 있다”며 “국내 업계가 잉크젯 프린팅 기술 확보에 성공한다면 LCD 패널만큼 OLED 가격갱쟁력을 확보할 수 있어 디스플레이 강국 위상을 더욱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현희 기자 | sunghh@etnews.com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출처:전자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