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업계가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OLED 소재 시장 성장세가 기대보다 둔한 데다 글로벌 소재 업체와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 지면서 선두 자리를 먼저 차지할 수 있는 소재층에 집중키로 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OLED 소재 업계가 글로벌 소재 업체들과 경쟁에서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특정 영역 소재층에 전력을 쏟고 있다. 7개 OLED 소재층을 모두 공략하기보다 단기간에 시장 선점할 수 있는 특정 영역에 우선 집중해 기반을 다진다는 전략이다.
올해 덕산하이메탈에서 분할한 OLED 소재 전문업체 덕산네오룩스는 OLED 관련 정공수송층(HTL)과 발광층(EML) 가운데 레드 인광 소재 경쟁력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그린과 블루 소재 개발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으나 글로벌 소재 업체 대비 전사 역량을 쏟기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레드 인광 소재 점유율을 높이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 분야에선 다우케미칼과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이범성 덕산네오룩스 이사는 “HTL, 레드 인광, 그리고 HTL과 EML 사이에 위치하는 보조층 소재 공급에 우선 집중하고 있다”며 “고객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 시장점유율 확대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 역시 OLED 발광층 핵심재료인 그린 인광 제품을 출시하면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소재는 경북 구미 전자재료사업장에서 연 5톤 규모로 양산하고 있다. 지금까지 글로벌 소재 업체가 시장을 독점해 왔지만 삼성SDI가 독자 기술 개발에 성공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와 중국 디스플레이 제조업체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최근 삼성이 갤노트5·갤럭시S6엣지플러스를 출시하면서 하반기 OLED 소재 사업 성장세가 대폭 향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차세대 수종사업으로 OLED 재료부문을 키우고 있는 두산전자는 공통층 가운데 정공차단층(HBL)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앞서 그린형광재료 공급에 주력해 왔으나 삼성SDI 소재가 채택되면서 공급이 중단됐다. 이후 경쟁사 제품에 비해 전력소모량을 크게 줄인 HBL 제품을 출시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두산이 개발한 HBL은 구동전압이 낮아 배터리 수명을 연장시킨다. 두산은 ‘갤럭시S6’에 HBL을 독점 공급했다.
장태석 두산 OLED사업부 전무는 “최근 공통층 소재가 채택되면서 양산을 활발히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익성과 기술난이도가 높은 발광층 소재 개발에 시장 경쟁력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OLED 소재 국산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LG화학 역시 HIL, EIL 등 공통층 소재 공급에 우선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OLED TV 시장 발목을 잡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소재이기 때문에 국내는 물론이고 글로벌 업체가 소재 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차별화된 기술력을 기반으로 시장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영역에 대한 집중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OLED 패널용 유기 소재 시장 규모는 580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하반기에는 3배 이상 성장해 1억6500만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OLED 패널용 유기소재 시장이 3~6개월 정도 선행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내년 상반기부터 OLED 패널 양산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성현희 기자 | sunghh@etnews.com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출처:전자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