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요 디스플레이 제조업체가 유리기판 리지드(Rigi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건너뛰고 플라스틱기판 플렉시블 OLED 제품을 생산한다. 차세대 플렉시블 OLED를 양산해 한국과 격차를 좁히겠다는 전략이다.
중국 BOE, 트룰리, 에버디스플레이 등은 내년 상반기 대규모 플렉시블 OLED 장비를 구축한다. 일부 업체는 국내와 일본 장비 업체에 설비 관련 규격을 설명했다.
중국 업체는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를 롤모델로 삼았다. 소형 OLED 패널은 플렉시블 생산으로 바로 직행했던 LG디스플레이와 같은 행보를 걷는다. 생산 방식은 소형 OLED 시장에서 점유율 90%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 기판 크기와 기술을 참조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A3 공장에서 6세대(1500×1850㎜) 기판을 두 장으로 자른 뒤 유기EL 소재를 증착하는 ‘2분할’ 방식으로 플렉시블 OLED 패널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 5월 B7 공장 기공식을 가진 BOE는 최근 2분할 방식으로 생산을 결정, 내년 1분기에 본격적인 설비 투자에 나선다. 당초 올 하반기께 증착 등 핵심 장비 선정이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생산 방식 변경 등으로 일정을 미뤘다. 라인 규모는 6세대 유리 원판 투입 기준 4만5000장 수준으로 중국 내 OLED 패널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4.5세대 중소형 OLED 생산라인을 구비하고 있는 에버디스플레이는 최근 6세대 신규 투자를 위한 정부 출연금 확보에 애쓰고 있다. 지난해 양산에 성공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쉽게 플렉시블 OLED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트룰리 역시 내년 초 4세대 1만5000장 규모 플렉시블 OLED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 외에도 비전옥스도 내년 2분기 6000장 규모 플렉시블 OLED 투자를 준비 중이다.
플렉시블 OLED는 기판 소재로 기존 유리가 아닌 플라스틱을 사용한다. 유리보다 플라스틱 소재가 코팅 작업 등에서 다루기 힘들 뿐 아니라 산소나 수분으로부터 OLED 재료를 보호하는 공정도 까다로워 생산 수율 확보가 어렵다. 최근 스마트폰 외에 스마트워치, 가상현실(VR) 기기 등으로 적용 대상이 빠르게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국내 업체가 사용했던 OLED 장비를 그대로 적용하고, 관련 전문 인력 확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며 “향후 일정 수준 플렉시블 OLED 양산능력을 확보하게 되면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이 크게 위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현희 기자 | sunghh@etnews.com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출처: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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