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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삼성디스플레이, 야노경제연구소> |
애플과 삼성디스플레이가 최근 차세대 아이폰 시리즈에 대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공급을 놓고 다시 협상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2018년경에 출시할 아이폰 시리즈에 중소형 OLED 패널 적용 여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기존 애플 최대의 패널 공급사였던 LG디스플레이 역시 상황을 주시하며 내부적으로는 파주, 구미 등지에 OLED 생산능력 강화를 위한 기반 투자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세계 시장 최대의 '큰 손'인 애플을 잡기 위한 두 회사의 물밑 경쟁이 본격화한 셈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애플과 아이폰용 OLED 패널 공급을 놓고 실무자급 협상을 시작했다. 애플은 삼성전자와 스마트폰 특허소송이 본격화한 2012년 이후 디스플레이 패널,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핵심 부품 수급에서 의도적으로 삼성을 배제하거나 가능한 한 비중을 줄여왔다. 하지만 올해 '애플 워치'용 소형 OLED 패널 공급에서 애플이 다시 삼성에 대한 구매 비중을 늘리며 분위기를 바뀌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1분기부터 애플 제품 개발과 영업만을 전담하는 팀을 별도로 신설하며 강한 의욕을 드러내고 있다. 전담팀 신설은 고객 다변화 전략의 하나로 애플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삼성전자에 대한 과도한 매출 의존도를 해소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온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과 OLED 패널 공급 계약을 체결할 경우 이 같은 우려를 줄일 수 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사활을 걸었다. 일본과 중화권 기업들이 꾸준히 액정표시장치(LCD) 기술력을 강화하며 애플에 대한 납품 비중을 늘리고 있는 가운데 OLED마저 삼성에 넘어갈 경우 LG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 부문 애플의 최대 파트너 지위를 유지하기 힘들어진다. 이 가운데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샤오미 등 중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모바일 OLED 사업 진출을 타진하기 시작했고 파주에 P10 신규 라인 투자를 확정했다.
이르면 이달 중 공식 발표와 함께 본격적인 설비투자를 시작할 예정인 파주 P10은 중장기적으로 LGD의 OLED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한 포석이 될 전망이다. 투자 규모 역시 최대 4조~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OLED에 대한 LG그룹 차원의 의지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올 들어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각 계열사 수장들에게 줄기차게 '시장 선도'를 강조하며 선제적 투자의 중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차세대 스마트폰에 OLED를 도입한다는 의미는 스마트폰 시장 표준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모바일 OLED 부문에서 더 오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앞서 있지만 LGD가 대규모 투자를 감행한다면 2~3년 내에 대등한 수준으로 올라서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황민규기자 hmg815@dt.co.kr
<출처:디지털타임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