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이 독식해 온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시장에 내년부터 중국과 일본이 뛰어들면서 'OLED 삼국지'가 펼쳐질 전망이다.
특히 중국에서 7개 디스플레이 업체가 중소형 OLED 라인에 대한 투자를 이미 시작했거나 조만간 진행할 예정이다. 일본은 애플 아이폰의 OLED 디스플레이 탑재를 노리고 내년이나 2017년경부터 설비 투자에 돌입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부터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와 중국의 BOE, 에버디스플레이 등 최소 9개 업체가 OLED 증설 투자를 한다. 대형 OLED 수율 확보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스마트폰, 태블릿PC, 가상현실(VR) 기기 등 점점 다양해지는 OLED 패널 수요를 노리는 이 업체들은 주로 6세대급 공장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중국 최대의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는 이달 5.5세대 액정표시장치(LCD) 라인에 이어 내년 3월부터 6세대 OLED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차이나스타는 내년 10월부터 8세대 OLED 라인에 대한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CPT도 내년 5월경부터 6세대 OLED 라인 확보에 나서고 에버디스플레이, 티안마 등도 내년 상반기 안에 6세대 OLED 설비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허무열 IHS 책임연구원은 최근 열린 포럼에서 "중국 8개 업체가 오는 2018년까지 11개의 새로운 LTPS LCD 및 OLED 공장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은 중국 업체들의 이 같은 LTPS 공세에 대비해 플렉서블을 차별화 포인트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세계 스마트폰용 OLED 시장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디스플레이도 주도권을 놓지 않기 위해 증설 경쟁에 합류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 4분기부터 탕정 6세대 OLED 라인에 생산 설비를 대대적으로 늘릴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도 내년 2분기부터 구미에 6세대 투자를 시작하고, 아직 세대수를 결정하지 않은 파주 P10 신공장에서도 OLED를 집중적으로 뽑아낼 방침이다.
애플의 디스플레이 공급사 중 하나인 재팬디스플레이(JDI)도 내년부터 OLED 투자를 집행할 가능성도 나온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JDI는 이르면 내년 또는 2017년부터 모바라 공장에 4.5세대, 6세대 OLED 투자를 시작해 오는 2018년부터는 대량 양산 체제를 갖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애플이 해당 시기부터는 아이폰에 OLED 패널을 탑재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현재 OLED 기술 수준을 고려하면 에버디스플레이 등 일부 중국 업체가 생산하는 OLED 패널은 보급형이고 내년까지 나올 제품들도 비슷한 수준으로 보인다"며 "한국 업체가 생산하는 패널이 주로 프리미엄, 중국은 보급형 OLED를 나눠 갖는 식으로 시장구도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