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태블릿PC에 머물러 있던 OLED176 패널 수요처를 중형 IT 영역으로 넓혔다는 점은 회사 실적 측면에서 그 의미가 적지 않다. 향후 보급이 확대되면 큰 폭 실적 개선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5일(현지시각) 삼성디스플레이는 CES가 열리는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 인근 앙코르호텔에 고객사 전용 비공개 전시관을 열었다. 다양한 크기를 가진 PC 모니터, 노트북용 OLED 패널을 주요 제품으로 전시했다. 세계 PC 제조업체 구매담당자가 삼성디스플레이 전시관에 방문해 관련 제품을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사장)rk CES에 참가해 다수 글로벌 고객사와 공급 논의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1, 2위 PC 업체 중국 레노버와 미국 HP는 CES 전시 기간에 맞춰 삼성디스플레이 OLED 패널을 탑재한 프리미엄 노트북PC를 각각 공개했다. 14인치(2560×1440) 노트북 레노버 X1 요가, 13.3인치(2560×1600) HP 스펙트라 X360 하이브리드 태블릿·노트북PC가 주인공이다. 두 제품은 오는 3~4월 발매된다. 연내 삼성디스플레이 OLED 패널을 탑재한 PC 모니터도 시장에 출시한다. 삼성전자 PC사업팀도 향후 출시할 프리미엄급 전략 노트북PC에 OLED 패널을 채택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PC용 IT 제품에 OLED가 탑재되지 않았던 이유는 화소열화 문제를 잡지 못해서였다. 화소열화는 이른바 ‘번인’ 현상을 의미한다. OLED 패널은 특정 화면이 바뀌지 않는 상태로 장시간 지속되면 발광 소자 일부가 열화(劣化)된다. 열화 영역 화소는 휘도가 떨어진다. OLED 소자는 전류를 받으면 발광한다. 장시간 같은 화면을 표시하면 전류 역시 장시간 흐르게 되므로 열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열화로 휘도가 낮아진 화소와 일반 화소 간 휘도 차이가 3% 이상이면 화면에 얼룩이 남은 것처럼 보인다. 껐다 켰다를 반복하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는 열화현상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화면이 계속 바뀌는 TV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PC는 시작버튼과 바탕화면 아이콘, 작업표시줄 등이 고정돼 있으므로 열화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는 독자적 개발한 새로운 화소 구동 설계와 보상 회로를 적용해 이 같은 화소열화 문제를 해결했다”며 “차별화 포인트를 찾는 주요 PC 업체는 두께, 화질 등 액정표시장치(LCD) 대비 이점이 많은 OLED를 프리미엄급 PC에 우선 적용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노트북·데스크톱PC를 합친 한 해 PC 출하량은 3억대 수준이다. 10억대가 넘는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단순 출하량은 적지만 IT 제품은 화면 크기가 큰 덕에 면적 기준 출하량은 비슷하거나 많다. 스마트폰과 동등 수준 혹은 그 이상 크기 시장을 창출한 셈이다. 삼성디스플레이 매출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LG디스플레이도 PC용 OLED 패널을 개발하고 있다.
한주엽 기자 | powerusr@etnews.com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