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스마트폰, 태블릿PC, TV 등을 중심으로 확산하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이 노트북PC에도 본격 적용되고 있다. HP, 레노버, 델 등 PC 업계 '빅3'로 꼽히는 업체가 차기 노트북PC에 OLED를 적용키로 하면서 시장이 빠른 속도로 확대할 전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HP, 레노버, 델은 올 1분기와 2분기 중에 출시할 노트북PC에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을 사용하기로 확정했다. 델은 조만간 출시할 '에일리언웨어' 신제품에 13.3인치 OLED 패널을 탑재하고 HP는 스펙트라 x360 노트북PC에, 레노버도 연말 출시 예정인 씽크패드 X1 요가 하이브리드에 OLED를 적용할 방침이다.
이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차세대 노트북PC에 OLED 패널을 넣는 이유는 LCD 탑재 모델보다 노트북PC 제품의 무게를 50g 이상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노트북PC를 태블릿 형태로도 사용할 수 있는 투인원(2 in 1) 시장이 급성장하는 만큼 제품 무게를 1g이라도 줄이는 것이 중요해졌다. 울트라슬림 노트북PC가 일반화한 이후 주요 화두로 부상한 두께도 크게 줄일 수 있다.
글로벌 노트북PC 시장의 3강으로 불리는 이들이 OLED 패널을 적용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세계 노트북PC 시장에서 HP(21%), 레노버(20%), 델(13.4%)의 점유율을 합치면 전체 시장의 절반을 훌쩍 뛰어넘는다. 애플의 맥북보다 다섯 배 이상 높은 판매량이다.
일각에서는 OLED 패널을 탑재한 노트북PC가 성장하기에는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고 지적한다. 스마트폰, 태블릿, TV 분야에서는 활발히 사용하고 있지만, PC 분야로 확대하기에는 LCD에 비해 2배 이상 비싼 가격이 걸림돌이다. 또 고사양 게임이나 그래픽 처리량이 많은 PC 사용 환경에서는 OLED의 전력 소모량이 더 많을 수도 있다.
반면 현재 노트북PC용 OLED 패널 가격은 LCD보다 두 배 비싼 상황이지만 아직 시장이 형성하지 않은 시점이기 때문에 패널 가격엔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또 가상현실(VR)용 디스플레이 구현에 있어 사실상 유일한 대안으로 OLED 디스플레이가 부상하는 상황이어서 PC 시장에 OLED 적용도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일부 시장조사업체의 노트북PC용 LCD 가격과 OLED 가격 비교는 과거 데이터를 중심으로 산출한 자료인 만큼 큰 신빙성은 없다"며 "수년간 삼성디스플레이의 모바일 OLED 패널 가격 추이로 봤을 때 대량 생산을 시작하면 10인치대 패널에서도 LCD 가격과 격차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황민규기자 hmg815@dt.co.kr
<출처:디지털타임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