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황민규 기자] 일본의 샤프 인수를 추진하는 중국의 혼하이정밀공업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시장과 TV, 가전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오는 2018년경에 출시할 것으로 알려진 애플의 차기 아이폰을 수주하는 것이 목표라는 설명이다.
15일 일본 마이니치신문을 비롯한 다수의 매체는 혼하이가 최근 샤프에 이 같은 내용의 인수 제안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샤프에 7000억엔(한화 7조4606억원) 수준의 인수액을 제안한 혼하이는 샤프의 디스플레이 기술을 활용해 모바일용 고해상도 OLED 패널을 개발하고, 샤프의 기존 LCD TV, 가전제품을 세계 최대의 유통업체 중 하나로 성장한 알리바바와 협력해 온라인으로 판매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혼하이는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을 위탁 생산하는 중국 폭스콘의 모회사다. 혼하이의 샤프 인수는 자체 브랜드로 완제품 시장 진출을 호시탐탐 노려온 폭스콘의 계획에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여기에 샤프의 고해상도·저전력 액정표시장치(LCD) 기술도 중국으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
일본 정부와 업계에서는 기술 유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가 주도하는 혁신기구는 샤프의 핵심 사업부를 통째로 중국에 넘기는 방안 대신 회생 자금으로 3000억엔을 출자해 LCD 사업부를 분사하고, 재팬디스플레이(JDI)에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혼하이와 샤프, 일본 정부는 인수 합의에 이르기까지 일부 진통을 예상하고 있지만 OLED와 TV, 가전 사업이 혼하이 측으로 넘어가는 내용은 기정 사실화한 분위기다. 국내 전자업계 관계자는 "세계 최대의 시장인 중국, 북미, 유럽 등지에서는 아직 샤프의 브랜드파워가 남아있다"며 "혼하이는 샤프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며 사업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의 차기 아이폰 패널 공급을 노리고 있던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도 혼하이의 샤프 인수는 장애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사실상 애플의 하청 업체나 다름없는 폭스콘이 샤프의 기술을 기반으로 고해상도 OLED 패널 양산에 성공할 경우 두 기업의 공급 비중이 크게 낮아질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오는 2018년 출시될 아이폰8부터 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황민규기자 hmg8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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