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총 9조원대로 예상되는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176(OLED) 생산라인 투자를 시작했다. 탕정에 위치한 6세대 A3 라인에 우선 월 1만5000장에서 3만장까지 생산능력을 추가 확보한다. 하반기 추가 투자도 예상돼 OLED 장비·부품·소재 기업의 수혜가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 중소형 탕정공장 생산라인 (사진=전자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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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주부터 주요 장비 기업과 A3 라인 2단계(Phase 2) 투자를 위한 가격 협상을 시작한다. 이미 장비 공급 계약을 마친 기업이 지난달 29일 잇따라 관련 내용을 공시했다. 계약 규모가 작은 기업은 공시 의무가 없는 것을 감안하면 더 많은 기업이 2단계 투자에 참여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 주부터 가격 협상을 시작하는 기업이 있고 도키,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 코히어런트 등 주요 해외 장비 기업과 일찌감치 장비 구매 계약을 마친 것을 감안하면 올해 삼성디스플레이 플렉시블 OLED 라인 투자로 수혜를 볼 장비 기업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A2 라인에서 갤럭시 스마트폰에 적용한 엣지 디스플레이와 플렉시블 OLED 패널을 생산한다. 플렉시블 OLED를 채택하는 스마트폰이 늘고 스마트워치,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등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확보하면서 플렉시블 OLED 수요가 빠르게 증가해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
<삼성디스플레이 OLED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아우디 차세대 운전석 (사진=전자신문DB)>
<삼성전자 갤럭시S7과 S7엣지 (사진=삼성전자)>
당초 업계는 삼성디스플레이가 A3 라인 2단계 투자를 지난해 집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기존 A2 라인 전환 투자에 그치는 등 예상보다 투자 시점이 미뤄졌다.
이번 투자는 지난 1단계 투자보다 규모가 상당히 클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발주한 장비 규모가 월 1만5000장에서 3만장 규모 생산능력 수준인 것으로 추정했다. 오는 3분기 중 다시 비슷한 규모 투자를 다시 집행해 추가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올해 두 번 투자를 집행한다면 최소 3조원에서 최대 6조원 수준 투자가 이뤄지는 셈이다. 업계는 올해와 내년에 걸쳐 약 9조원 투자가 발생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에스에프에이는 삼성디스플레이와 1535억원 규모 공급계약을 마쳤다. 2014년 매출 기준 37%에 해당한다. 에스에프에이는 플렉시블 OLED용 공정자동화 장비와 증착·봉지 장비를 보유했다. 레이저리프트오프(LLO) 장비와 레이저결정화(ELA) 장비를 보유한 AP시스템도 481억원 규모 사업을 체결했다.
이번 공급 계약이 2014년 매출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큰 장비 기업도 많아 눈길을 끈다. 플렉시블 OLED용 폴리이미더 큐어링 장비를 보유한 테라세미콘은 매출 86.50%에 달하는 619억원 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A2 라인에 식각장비를 다수 공급한 아이씨디는 매출 230.19%에 달하는 549억원 규모 사업을 확보했다. 로체시스템즈는 매출의 59.14%에 해당하는 208억원 규모 계약을 맺었다.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A3 투자를 집행하면 세계 플렉시블 OLED 주도권을 더 확고히 할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세계 플렉시블 OLED 시장에 독점하다시피 물량을 공급 중이다. A3 라인 공장이 완공된 상태고 투자 결정 후 빠르게 집행해 실제 제품 생산에 걸리는 시간을 최대한 단축한다는 계획인 만큼 후발주자 추격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