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의 유기발광다이오드176(OLED) 투자가 잇따르면서 해외 OLED 장비 기업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중국기업의 일본제품 선호도가 높아 일본기업 성장세가 가파르다. 지난해 높은 성장세를 기록한 국내 주요 장비기업보다 성장률이 높다.
<ⓒ게티이미지뱅크>
30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일본 캐논도키(유기물 증착·노광), 미국 코히어런트(레이저), 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스(CVD) 등 주요 글로벌 장비기업이 OLED176 투자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중국 BOE, 차이나스타 등이 OLED 투자를 시작하면서 글로벌 디스플레이 장비기업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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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OLED 설비 투자 시장에서 가장 높은 관심을 받는 기업은 일본 캐논도키다. 캐논도키는 OLED 핵심장비 중 하나인 증착장비를 공급한다. 삼성디스플레이 OLED 생산라인 전체에 양산장비를 납품했고 2단계 투자를 시작한 A3 라인에서도 상당 물량을 납품할 것으로 알려졌다.
캐논도키는 삼성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중국 BOE와도 공급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와 BOE가 OLED 핵심장비인 유기물 증착기를 선점하기 위해 미리 대형 발주를 낸 것으로 분석했다. 향후 3년간 캐논도키가 풀 생산 체제로 양사 물량을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스도 증착장비로 톡톡히 수혜를 입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1000억원 이상 규모 화학증착기(CVD)를 최근 수주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LCD에 이어 OLED에서도 CVD 장비 경쟁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LG디스플레이에도 장비를 공급 중이다.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중국 패널 제조사와도 협력하며 성장폭을 극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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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D 레이저 재료를 공급하는 미국 코히어런트는 지난해 10월부터 올 1월까지 한국, 중국, 일본에서 3억4000만달러(약 3950억원) 규모를 수주했다. 이 중 1억5000만달러는 1월에 수주했다.
코히어런트는 앞으로 OLED 레이저 재료와 장비 공급이 부족해질 것으로 보고 올해 창사 이래 최대 규모로 설비를 투자해 생산능력 확대에 나섰다. 전년 대비 113% 증가한 4500만달러(약 522억원)를 투자해 하반기부터 신규 라인을 가동할 계획이다.
지난 1분기 코히어런트는 순매출 1억9030만달러(약 2210억원), 순이익 2030만달러(약 235억원)를 달성했다. 2분기 실적은 1억9500만달러에서 2억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반기에도 대규모 수주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카티바는 디스플레이 분야 신기술인 잉크젯 프린팅 양산 장비를 공급하며 이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했다. 삼성디스플레이 OLED 생산라인에 유기물 증착 봉지장비 용도로 잉크젯 프린팅을 공급했다. 플렉시블·투명·미러 등 차세대 OLED 생산라인에 잉크젯 프린팅 장비를 적용할 수 있어 향후 성장성에 거는 기대가 크다.
국내 패널 제조사뿐만 아니라 중국 패널 제조사도 카티바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연구개발용 장비를 중국 일부 제조사에 공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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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글로벌 장비 기업 성장세를 예의주시한다. 투자 규모가 큰 중국에서 글로벌 장비 기업과 맞경쟁하고 있어 제품 경쟁력으로 맞서야 하는 부담이 크다.
장비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은 한국 디스플레이의 높은 품질과 기술력을 빨리 따라잡는 게 숙제이므로 가격보다 품질과 기술에 초점을 둔다”며 “글로벌 장비사가 오랫동안 이 분야에서 인정받은데다 일본 제품에 대한 선호가 높은 것도 풀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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