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인수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업체 `노발레드(Novaled)`가 어닝 서프라이즈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인수 첫해 흑자로 돌아서더니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46%나 증가했다. 대박 비법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진다.
13일 삼성SDI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노발레드는 지난해 매출 659억원, 당기순이익 329억원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과 비교해 각각 141%, 246% 증가한 수치다.
삼성SDI의 연간 총매출이 7조원 이상임을 감안하면 노발레드 매출은 전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규모다. 매출이 약 1조6000억원대인 삼성SDI 전자재료 사업과 비교해도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노발레드는 수익성에서 탁월하다. 모 회사인 삼성SDI 전체를 압도할 정도다. 실제로 지난해 노발레드 당기순이익은 삼성SDI(257억원)보다 컸다.
당기순이익에는 영업 외 수익이 포함되기 때문에 실제 제품을 판매해 벌어들인 것보다 수치가 클 수 있다.
노발레드는 영업이익률에서도 뚜렷한 호조세를 보였다.
소재는 장기간 연구개발과 투자를 필요로 해 진입장벽이 높다. 다른 산업에 비해 소재 영업이익률이 큰 이유다. 대개 10~20% 정도의 높은 이익률을 기록한다. 노발레드도 이 같은 높은 이익율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발레드가 탁월한 수익을 거두는 건 기술력에서 앞서 있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독일 드레스덴 대학에서 분사해 벤처로 출발한 노발레드는 전체 인력 60%가 석·박사급 이상 연구개발(R&D) 인력으로 구성됐다.
고효율 OLED용 공통층 소재 핵심기술과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OLED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첨가제(도판트) 기술에서 독보적 입지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도판트를 독점적으로 공급해 삼성디스플레이뿐 아니라 LG디스플레이에도 소재를 공급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2013년 10월 노발레드 출범식에서 박종우 제일모직 사장(오른쪽)과 길다스 소린 노발레드 CEO가 악수를 나누고 있는 모습.>
삼성은 2013년 8월 국내 전자재료 분야 인수합병(M&A) 중 최대인 3455억원을 들여 노발레드를 인수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OLED의 부상을 염두에 두고 핵심 소재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당시 전자재료 사업을 추진하던 제일모직이 인수 주체로 나섰고, 노발레드를 놓고 두산그룹과 인수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제일모직 전자재료 사업 부문이 삼성SDI로 넘어오면서 노발레드는 지금은 삼성SDI 종속 기업이 됐다. 노발레드는 2013년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삼성에 인수된 후 6개월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OLED 디스플레이는 소형에서 대형으로 발전하는 중이다. 시장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소재 또한 성장 기회가 많다. 노발레드 향후 행보가 더욱 관심을 모으는 이유다.
무엇보다 노발레드 사례는 삼성을 포함, 소재 경쟁력이 취약한 국내 산업계에 본보기가 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경쟁력 강화와 발전 전략으로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LCD 디스플레이는 우리나라가 세계 1위를 차지했지만 핵심 소재는 기반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독일 머크와 같은 글로벌 기업에 주도권을 빼앗겼다.
(자료: 삼성SDI 사업보고서)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
<출처:전자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