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사들이 당초 계획한 액정표시장치(LCD) 설비 투자를 유기발광다이오드176(OLED)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중소형 OLED 패널 채택이 늘어났고 애플이 아이폰에 OLED 패널 도입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면서 OLED 제조 기술력을 확보가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기술 난도가 높아 연구개발과 전문인력 확보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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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BOE, 차이나스타(CSOT), 티안마 등 주요 중국 패널 제조사는 당초 계획한 7~8세대 LCD 투자를 OLED 투자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미 BOE가 10.5세대 LCD 설비 투자를 시작했고 차이나스타도 조만간 11세대 투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추가로 LCD에 투자하는 것보다 OLED에 빠르게 대응하는 게 경쟁력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분석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국에서 OLED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BOE다. 청두에 설립할 플렉시블 OLED 생산라인 B7 투자 초읽기에 돌입했다. 오는 2019년까지 총 월 4만5000장 규모로 6세대 플렉시블 OLED 패널을 생산키로 결정했다. 투자 규모는 약 245억위안(약 4조2900억원)이다. 최근 10.5세대 LCD 설비를 발주한 데 이어 상반기 중 B7용 투자 발주를 시작한다.
쓰촨성에 마련할 B11은 당초 LCD용 라인으로 검토했으나 최근 대형 TV용 OLED 라인으로 투자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10.5세대 LCD 투자를 시작한 만큼 대형 OLED까지 진출 가능성을 엿본다.
업계 한 관계자는 “BOE는 중소형 OLED뿐만 아니라 대형 TV용 OLED 패널까지 목표했다”며 “초대형 LCD와 OLED를 모두 잡겠다는 심산”이라고 말했다.
차이나스타는 선전에 위치한 8세대 LCD 라인 T2 생산능력을 증설하는 대신 플렉시블 OLED에 투자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LTPS LCD 기반 T2 생산능력을 기존 월 2만장에서 올해 4만장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었으나 플렉시블 OLED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계획을 변경했다.
티안마는 지난해 샤먼에 6세대 LTPS LCD를 투자한 데 이어 우한에 같은 6세대 LTPS LCD 투자를 계획했으나 최근 분위기가 바뀌었다. LTPS LCD 대신 플렉시블 OLED 투자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2개 공장을 신설해 내년까지 총 8만2000장 규모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게 목표였으나 시장 분위기가 빠르게 바뀌면서 전략에 변화가 생긴 분위기다.
중국에서 처음으로 OLED 패널을 양산한 에버디스플레이도 플렉시블 OLED 양산을 준비 중이다. 올 하반기 중 6세대 플렉시블 OLED 투자를 시작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올해 초 쿤산 5.5세대 OLED 설비 투자를 공고한 비전옥스는 2단계 투자를 검토 중이다.
트룰리는 기존 보유한 4세대 리지드 OLED 설비를 플렉시블 OLED로 전환하고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투자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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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JDI가 플렉시블 OLED를 공급하는 핵심 제조사로 성장하고 중국 패널사가 소규모 시장을 점유하는 구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OLED 기술력 차이가 제조사마다 상당히 벌어져 있는 만큼 중국 투자가 당장 위협적인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출처:전자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