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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유기발광다이오드176(OLED) TV를 건너뛰고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로 바로 가는 것은 기술과 마케팅 측면에서 모두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무기물을 사용하는 QLED는 유기물을 소재로 사용하는데 따른 OLED 단점을 극복할 수 있고 비용도 효율적이다. 마케팅 측면에서는 차세대 기술을 선도하면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다.
현재 삼성전자 주력제품인 SUHD TV에 사용하는 기술은 LCD 백라이트를 광원으로 하고 앞에 퀀텀닷 컬러필터를 사용한다. 이와 달리 QLED TV는 퀀텀닷 자체를 LED 발광소자로 사용한다. 즉 OLED가 유기물을 발광소자로 사용한다면 QLED는 무기물 퀀텀닷을 발광소자로 쓴다. 따라서 QLED 역시 OLED와 같이 백라이트나 컬러필터가 필요 없다.
퀀텀닷은 크기에 따라 색깔이 바뀌는 특성이 있고 발광효율이 우수해 LED 재료로 적합하다. 퀀텀닷을 발광다이오드(LED)에 결합해 만든 QLED는 OLED 단점을 보완하면서 더욱 선명한 화면을 제공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퀀텀닷 기술과 OLED 기술의 장점을 합친 QLED를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는다. QLED는 OLED보다 색상이 선명하고 가격이 저렴하다.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실현 등 다양한 활용도 가능하다.
삼성전자가 QLED로 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술적 측면에서 보면 유기물을 사용하는 OLED의 한계와 비용을 극복할 수 있다. OLED 기술은 산소나 수분에 취약한데다 10년 이상 사용수명을 보증하는 신뢰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 비용도 만만치 않다. OLED 소재로 쓰는 핵심 재료는 전량 수입하기 때문에 비용 면에서도 부담스럽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현재의 디스플레이 기술을 뛰어넘는 차세대 기술을 먼저 상용화하면 프리미엄 이미지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 관건은 상용화를 앞당기는 데 있다.
이창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QLED로 가게 되면 OLED보다 좋은 색감을 가질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비용이 절감 된다”며 “전량 수입하는 OLED 재료 유기 인광 대신 삼성전자는 이미 친환경 퀀텀닷 소재를 자체개발해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QLED 직행을 결정하면서 글로벌 TV 시장 경쟁 구도는 더욱 선명해졌다. TV 시장 최대 경쟁사인 LG전자와 정반대 노선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TV 시장은 `퀀텀닷 vs OLED`라는 공식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OLED 진영을 이끄는 LG전자는 앞으로도 OLED 기술 진화와 제품 다양화 등에 주력할 방침이다. 세계 TV시장이 정체되는 가운데 OLED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이 시장 주도권을 지키겠다는 생각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TV시장에서 OLED TV 시장이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한다”면서 “OLED는 휘거나 마는 형태로 개발할 수 있고 투명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는 등 다양한 장점이 있어 이를 강화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가 OLED TV를 건너뛰지만 기술개발까지 중단하는 것은 아니다. 유기물 한계를 극복할 획기적 기술이 나올 때를 대비하고 QLED로 가더라도 OLED와 동일한 생산라인을 활용할 수 있어서다.
삼성전자 고위관계자는 “기술이 급변하고 있어 기술개발 차원에서는 OLED와 QLED 모두 대응한다”고 말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
<출처:전자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