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업계에 따르면 선익시스템은 중소형 OLED 패널을 양산하는 6세대 OLED 장비를 올해 대량 공급하기 시작해 상반기 매출 607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1분기 160억원에서 2분기 447억원으로 매출이 급증했으며, 지난해 연간 실적(288억원)도 돌파했다.
선익시스템은 지난 1990년 설립돼 약 20년 이상 OLED 증착·봉지장비 연구개발에 매달린 전문 기업이다. 국내외 패널 제조사에 2세대, 4세대, 5세대 등 다양한 규격의 OLED 증착장비를 공급했지만 그동안 연구개발 용도가 대부분이었다. OLED 조명용 라인, 중국 2세대 OLED 패널용 라인에 일부 양산 공급했다.
선익시스템이 올해 호황을 맞은 것은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OLED 설비 증설 투자가 영향을 미쳤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OLED를 채택하는 속도가 빨라져 증착장비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선익시스템은 오랜 기술 개발과 실제 양산 라인에서 경험을 바탕으로 6세대 장비 공급에 성공하며 성과를 거뒀다.
선익시스템 선전은 의미가 남다르다. 단순한 실적이 아닌 세계 OLED 증착장비 업계 지형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다.
현재 OLED 증착장비 시장은 일본 캐논도키가 독점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이 캐논도키의 장비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그 만큼 영향력이 막강한데, 선익시스템 장비가 실제 양산 라인에 접목돼 경쟁력을 인정받는다면 향후 장비 공급망을 크게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캐논도키가 독보적인 OLED 증착장비 1위이므로 검증된 장비를 사용해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싶은 패널 제조사 입장에서는 양산 적용 사례가 없는 새로운 장비를 도입하는 게 꺼려질 수밖에 없다”며 “선익시스템 장비를 사용해 무난히 양산한다면 향후 세계 장비 공급망 시장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익시스템은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상당히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공급에 그치지 않고, 성공적인 패널 양산으로 이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선익시스템 모회사인 동아엘텍 박재규 회장은 “원활한 공급을 위해 인력을 충원하고 장비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선익시스템은 단일 증착장비뿐만 아니라 OLED 양산 공정 전반에 걸친 기술 경험이 풍부한 강점이 있는 만큼 특정 해외기업 위주로 형성된 OLED 증착장비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 나갈 것”으로 기대했다.
OLED 투자가 본격화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선익시스템의 연간 매출은 1000억원을 무난히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선익시스템은 본격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고 판단, 내년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계획이다. 상장 주간사 선정도 마쳤다.
<(자료: 전자공시시스템)>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출처: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