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업체 상반기 '엇갈린 성적표'
[디지털타임스 김은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업체의 성적표가 크게 엇갈렸다.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들이 급성장한 반면, 반도체 장비 업체들은 부진했다.
21일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업계 상위 10개 업체의 올 상반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국내를 비롯한 중국 디스플레이 설비 투자 효과로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들이 좋은 실적을 올렸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대규모 OLED 투자를 집행하면서 관련 장비 기업들이 눈에 띄게 성장했다.
에스에프에이는 디스플레이·반도체 사업에서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두며 올 상반기 매출 4846억원, 영업이익 24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중 1위에 해당하는 매출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플렉서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설비 투자와 중국 패널제조업체에 OLED용 증착·봉지장비, 물류 자동화 장비를 공급한 점이 주효했다. 올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2297억원과 비교해 110% 상승했고, 영업이익도 20%나 늘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LG디스플레이에 OLED봉지장비를 공급하는 등의 성과로 올 상반기 매출 1238억원, 영업이익 17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보다 매출액은 6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565% 급증했다. HB테크놀러지는 올 상반기 104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보다 67% 상승했다. AP시스템은 올 상반기 작년 동기보다 4% 늘어난 148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디스플레이용 검사장비를 비롯한 후공정 장비를 공급하는 동아엘텍도 자회사 선익시스템이 OLED 유기물 증착장비 공급을 시작하면서 이 매출을 실적에 반영해 장비업계 10위권 진입에 성공했다.
동아엘텍은 올 상반기 매출 981억원, 영업이익 152억원으로 10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동기보다 매출은 47% 상승했고 영업이익도 153% 증가했다.
반면 반도체 장비 비중이 높은 업체들은 올 상반기 다소 부진했다. 전체 매출의 60% 이상이 반도체 장비인 세메스는 올 상반기 301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보다 98%나 감소했고, 7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케이씨텍도 올 상반기 지난해에 비해 4% 감소한 1834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
원익IPS는 올 상반기 작년 동기보다 83% 줄어든 144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오테크닉스 역시 메모리반도체 투자 부진으로 올해 상반기 1210억원의 매출과 5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보다 모두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 3D 낸드플래시 증설 투자와 함께 국내와 중국의 플렉서블 OLED 투자 등이 장비 업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국내와 중국에서 디스플레이 설비 투자가 활발함에 따라 이 분야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기업의 매출이 크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김은기자 silverkim@dt.co.kr
<출처:디지털타임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