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크 OLED 재료 (사진=머크)>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업계에 새로운 협력 바람이 불고 있다. 배타적 경쟁을 지향하고 더 나온 소재 개발을 위한 특허 라이선스 체결이 이어진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독일 머크와 일본 이데미츠코산은 특허를 일정 영역에서 공동 사용하기로 업무 협약을 맺었다. 양사는 상대 기업의 OLED 소재 특허를 명시된 조건에서 개발, 제조, 판매하기로 합의했다. 발광 효율이 더 높고 수명이 긴 새로운 고성능 소재를 개발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머크와 이데미츠코산은 OLED 공통층 분야 최대 경쟁사다. 중소형 RGB 방식 OLED 시장에서는 정공수송층(HTL)과 정공주입층(HIL)에서 충돌했고, 대형 화이트OLED(WOLED) 시장에서는 HTL, HIL뿐만 아니라 전자수송층(ETL), 전자주입층(EIL)에서도 부딪쳤다. LG디스플레이가 사용하는 발광 물질 중 황녹색(YG) 인광 호스트 재료도 양사가 공급하고 있다.
앙숙이던 양사가 협력 관계를 맺은 건 특허로 발목을 잡기보다 시장 개척이 더 중요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OLED 재료 업계는 타사 특허를 침해하지 않고 고성능 소재를 개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허가 워낙 복잡하게 얽혀있다 보니 기술 개발이 더디고, 가치 창출도 어렵다는 것이다.
OLED 재료 업계 한 전문가는 “OLED 재료는 특정 기업의 독점적 특허라고 보기 모호한 것들이 상당히 많다”며 “개발 초기 단계에 직면하는 복잡한 특허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기업 간 전략적으로 크로스 라이선스를 맺는 시도가 많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데미츠코산과 미국 유니버셜디스플레이(UDC)는 블루인광 재료를 함께 개발하는 시도를 했다. 지난해 두산과 이데미츠코산은 OLED 재료 특허를 공동 사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 업무협약(MOU)을 맺기도 했다.
업계는 머크와 이데미츠코산이 상당한 영역에 걸쳐 경쟁해온 만큼 이번 협력이 향후 OLED 재료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했다. 양사가 보유한 수준 높은 특허를 수월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면 높은 발광 효율, 긴 수명 등 기존 OLED 재료 성능의 한계를 돌파할 수 있는 새로운 구조를 개발하는 과정에 속도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준엽 성균관대 교수는 “양사가 맺은 협약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봐야 하겠지만 두 기업 모두 파급력 높은 특허를 많이 보유한 만큼 향후 OLED 재료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만 할 것”이라며 “영향력이 큰 기업 간 특허를 전략적으로 공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출처:전자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