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장비기업 에스에프에이가 국내외 디스플레이 기업의 설비 투자 확대에 힘입어 지난 3분기 누적 수주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1조원 돌파를 앞뒀다.
에스에프에이(대표 김영민)는 지난 3분기 연결기준 매출 3201억원, 영업이익 295억원을 달성했다고 14일 발표했다. 3분기 연결 누적기준으로 매출 8048억원, 영업이익 539억원을 확보했다. 수주잔고 등을 감안하면 올해 처음으로 1조원 매출을 거뜬히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장비기업 중 1조원 매출을 달성한 곳은 삼성전자 자회사인 세메스 한 곳 뿐이다.
올해 국내 패널 제조사가 중소형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설비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중국 패널 기업도 앞다퉈 설비 확장에 나서면서 3분기 누적수주액(개별 기준) 총 1조161억원을 확보했다. 3분기에만 5536억원을 수주했다. 연간 기준 최대 실적인 2011년 7734억원을 상회하는 실적을 올해 9개월 만에 거둔 셈이다.
<에스에프에이 본사 전경 (사진=에스에프에이)>
에스에프에이 매출은 크게 물류시스템 사업과 공정장비 사업에서 발생한다. 물류시스템 사업은 디스플레이용 물류시스템, 클린 제조라인용 물류시스템, 자동차·식품 등 일반 산업용 물류센터와 제조라인 물류시스템용 자동화 장비 등으로 구성됐다. 디스플레이 마더글라스 면취기, 검사기 등도 갖췄다.
공정장비 사업은 증착기, 봉지기, 진공 물류장비, 모듈장비 등 디스플레이 생산 공정에 필요한 주요 핵심 장비군을 공급한다.
에스에프에이는 올해 중소형 OLED와 액정표시장치(LCD) 설비 투자 시장에서 높은 성과를 거뒀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플렉시블 OLED 투자를 비롯해 중국 BOE 10.5세대 투자에도 참여했다. OLED 증착기 2대를 중국 고비전옥스(GVO)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처음으로 OLED 증착기 양산 시장에도 진출했다. OLED 핵심 전공정 장비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려는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
<에스에프에이의 5.5세대 OLED 증착장비 (사진=에스에프에이)>
자회사 에스에프에이반도체는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흑자를 달성해 전체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 3분기 매출 1142억원, 영업이익 6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2분기 피인수 후 1년간 수익성 중심으로 경영체계를 마련하고 인력 효율화, 생산성 향상 활동, 조직 재편 등을 강력하게 추진했고 반도체 경기 회복이 더해져 경영 실적이 호전됐다.
에스에프에이는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투자가 활발한 만큼 고부가가치 중심 사업과 자동화 생산 체계 도입으로 효율성을 높이는 등 성장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에스에프에이반도체 필리핀법인(PSPC)은 총 2단계에 걸쳐 2단지를 건설해 생산능력과 고객사 확대를 노린다. 내년 10월 양산을 목표로 1차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중국법인(PSTS)은 중국 반도체 사업 진출 교두보로 삼고 시스템반도체를 중심으로 사업 활성화 전략을 마련한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시장에 적극 대응해 지속 성장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비 디스플레이 부문은 첨단 물류자동화 설비 개발에 속도를 내는 등 세계적인 종합 장비기업 브랜드로 입지를 확고히 굳힌다는 포부다.
김영민 에스에프에이 대표는 “에스에프에이반도체의 경우 하이엔드 제품은 국내서 연구개발하고 미들로 제품군은 필리핀 법인으로 이관할 예정”이라며 “필리핀 법인에 중점 투자해서 성장시킬 계획이며 2공장을 신설해 생산능력을 확충하면 세계 반도체 후공정 시장 순위가 현재 11위에서 향후 5~6위권으로 뛰어오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에스에프에이는 올해 확보한 대규모 수주를 바탕으로 내년까지 실적 고공 행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으로 반도체 전·후공정용 물류 장비를 비롯해 전공정 장비 시장에도 새롭게 진입해 반도체 장비 사업도 확대하는 게 목표다.
김영민 대표는 “에스에프에이 디스플레이 매출이 이제 OLED에서 60% 이상 발생하는데 내년 중국 OLED와 LCD 투자가 집중돼 있어 내년에도 수주 실적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표. 표. 2016년 에스에프에이 실적(연결기준) 추이 (자료: 전자공시시스템)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출처:전자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