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기판유리를 만드는 삼성코닝어드밴스드글라스가 대규모 설비 증설에 나섰다. 애플이 OLED를 장착한 아이폰을 출시하는 등 내년부터 OLED 수요가 급증할 것에 대비한 포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코닝어드밴스드글라스는 635억원을 투자, 용해성형 설비 1기를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취득 시점은 내년 8월이며, 최근 이사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결정했다.
용해성형 설비는 유리를 만들 때 쓰는 장치다. 고온의 용해로에서 원재료인 모래를 녹이고, 이 유리물로 필요한 제품을 생산한다.
삼성코닝어드밴스드글라스는 11월에도 설비 증설을 단행했다. 510억원을 들여 용해성형과 가공설비 1기를 각각 추가했다. 이 설비는 지난달 30일 취득했다.
삼성코닝어드밴스드글라스가 한 달 남짓한 기간에 투자를 결정한 금액은 총 1145억원이다. 자산(약 4100억원) 대비 약 30%에 이르는 적지 않은 규모다. 또 설비 투자가 없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이례 행보다.
<OLED 기판유리(출처: 삼성코닝어드밴스드글라스)>
삼성코닝어드밴스드글라스가 투자 공세에 나선 것은 OLED 디스플레이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가을 출시 예정인 OLED 아이폰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기판유리는 OLED 증착에 쓰인다. OLED 발광 소자인 유기물이 균일하게 증착되도록 받쳐 준다. 삼성코닝어드밴스드글라스는 기판유리를 만들어 삼성디스플레이에 공급하고 삼성디스플레이는 유리기판을 토대로 OLED 디스플레이를 제조, 스마트폰 회사에 납품한다.
그동안 스마트폰에 OLED 디스플레이를 가장 적극 사용한 건 삼성전자였다. 최근에는 화웨이, 오포, 비보 등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OLED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얇고 가벼우면서 휘어지는(플렉시블) OLED의 장점 때문이다.
애플도 가세했다. 애플은 내년 가을에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아이폰 출시를 위해 삼성디스플레이와 계약했다. 애플은 연간 2억대를 판매하는 세계 메이저 스마트폰 회사다. 삼성코닝어드밴스드글라스 설비 투자는 OLED 시장 변화를 가늠케 하는 일종의 선행지표인 셈이어서 관심을 끈다.
삼성코닝어드밴스드글라스는 설비 확충에 따른 생산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자세한 생산 수치는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코닝어드밴스드글라스는 코닝정밀소재로부터 설비를 구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닝정밀소재는 액정표시장치(LCD)용 기판유리를 생산하는 곳이다. 디스플레이 시장이 LCD에서 OLED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면서 양사 간 설비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해석된다. 코닝정밀소재도 삼성과 코닝 합작사로 출발했다. 삼성이 2013년 말 지분을 정리하면서 현재는 미국 코닝 100% 자회사가 됐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
<출처:전자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