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슬기 기자] LG디스플레이가 내년 상반기에 완공하는 파주 'P10'에서 생산할 대형 디스플레이를 놓고 고민 중인 가운데, 10.5세대 액정표시장치(LCD) 생산설비를 구축하는 것이 유력해 보인다. 그동안 LG디스플레이는 P10에 10세대급 OLED 생산설비 도입을 유력하게 검토해 왔지만 수익성을 고려한 내실 경영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10.5세대 LCD로 무게추가 기울고 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20일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호텔에서 열린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정기총회가 끝난 뒤 기자와 만나 "파주 P10의 미래를 위해 상당히 많은 선택사항이 많아 고민이 많지만 결국 가장 주요한 것은 어떻게 돈을 벌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형 OLED 패널 생산은 기본이고 플라스틱 OLED도 생산해야 하지만 구체적인 세대수와 방식에 대한 고민은 수백배로 하고 있다"며 "LG디스플레이는 시장 중심인 LCD 사업을 메인(주력)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한상범 부회장이 P10 공장에서 수익성을 우선순위로 둔 만큼 10세대급 OLED보다 10.5세대 LCD를 생산할 공산이 크다.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10세대급 OLED를 양산한 경험이 전무한 만큼 기술적 성숙도가 미흡해 투자한 만큼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점이 고민이다. 또 LCD TV보다 OLED TV의 시장 성장세가 더디고 판매 가격도 약 2배 높아 수요도 낮은 편이다. 10세대급 OLED 투자는 LG디스플레이에 모험투자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중국 BOE와 대만 폭스콘이 10.5세대, 중국 차이나스타(CSOT)가 11세대 LCD 등 대형 제품에 투자를 확대한 것도 LG디스플레이에 자극이 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CSOT에서 설립한 11세대 LCD 생산법인 'G11'에 21억위안(3500억원) 규모의 지분 9.8%를 확보한 상태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2014년 중국 광저우에서 8.5세대 LCD 공장을 준공한 뒤 8세대급 이상의 LCD 설비에 투자를 단행하지 않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10세대급 LCD 생산설비를 구축하면 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디스플레이 업계는 보고 있다. 8.5세대의 마더글라스에서는 65인치 TV패널을 3장 뽑을 수 있지만 10.5세대에서는 8장까지 만들 수 있다. 75인치의 경우에도 8.5세대는 2장이지만 10.5세대에서는 6장으로 늘어난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올 2분기까지 P10에서 생산할 디스플레이 품목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상범 부회장은 삼성전자에 공급할 TV용 LCD패널의 경우 상반기에는 어렵고 7월 이후에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현재 생산설비를 구축 중인 모바일 OLED의 경우 올 하반기부터 양산한다고 언급했다.
박슬기기자 seul@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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