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급 롤투롤 진공증착장비의 모습. 롤 형태의 필름에 OLED 발광 유기층과 금속 전극층을 증착시켜 플렉서블 OLED를 생산할 수 있다. 기계연 제공
국내 연구진이 종이처럼 접거나 구부릴 수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생산할 수 있는 롤투롤 장비를 개발했다. 기존 공정에 비해 저렴하면서 대량으로 플렉서블 OLED를 만들 수 있는 게 강점이다.
한국기계연구원은 인쇄전자연구실 권신 연구원과 OLED 전문기업인 지제이엠이 공동으로 롤투롤 인쇄전자기술을 OLED 생산에 적용, 플렉서블 OLED를 만들 수 있는 '300㎜급 롤투롤 기술'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OLED는 유기화합물에 전류를 흘려 스스로 빛을 내는 자체 발광현상을 이용해 만든 디스플레이 소자로, 반응속도가 LCD보다 1000배 이상 빠르고, 박막 공정이 가능해 차세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소자로 주목받고 있다.
롤투롤 공정은 마치 신문을 인쇄하는 것처럼 종이나 플라스틱 등을 롤에서 롤로 흘려보내 연속적으로 대량 인쇄하는 방식으로, 공정이 간단하고 초기 투자비가 적게 드는 장점이 있다. 롤투롤 장비를 이용해 300㎜ 폭의 넓은 면적 플렉서블 OLED를 생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에는 150㎜급이 가장 컸다.
연구팀은 롤투롤 진공증착 장비를 이용해 롤 형태 필름에 OLED 발광 유기층과 금속 전극층을 차례로 증착해 한 챔버 안에서 플렉서블 OLED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생산 가능한 OLED는 1∼수백 나노미터(㎚) 수준의 매우 얇은 여러 층의 유·무기 박막으로 구성되며, 각 층은 진공 열증착 공정으로 만들어진다.
기존에는 유리기판에 필름을 붙여 그 위에 증착해 OLED를 만든 후 다시 유리기판에서 필름을 떼 내는 복잡한 공정을 거쳐야 해 투자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OLED 조명에 우선 활용된 후 고해상도 OLED 디스플레이에도 적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권신 선임연구원은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중견기업도 보다 저렴하고 대량으로 플렉서블 OLED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산업체 기술이전을 통해 2년 내 상용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