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은 기자]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중 처음으로 매출 1조원 시대를 연 에스에프에이.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나 일본 알박·다이후쿠 같은 세계적인 장비 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또 한 번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제는 명실상부 글로벌 종합 장비업체로 평가받는 에스에프에이는 1998년 삼성항공(현 삼성테크윈)의 자동화사업부에서 분사하며 출발했다. 처음에는 자동화 설비 업체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태양광, 우주항공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이는 장비를 생산하는 종합장비 업체로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 1조3197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가운데 매출 1조원 시대를 처음으로 열었다.
김영민 에스에프에이 대표는 "수많은 국내외 프로젝트를 통해 축적한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최정상 장비업체로 성장했다"며 "최첨단 물류, 자동화 시스템과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등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가 이처럼 성장한 원동력은 '자산은 사람'이라는 철학 덕분이다. 전체 임직원의 60% 이상이 개발자이고 오랜 경험과 숙련된 기술 노하우를 갖춘 전문가들이다. 특히 승격 포인트 제도를 도입해 직급 승격 연한에 구애받지 않고 발탁 승진하는 인재양성에 무엇보다 공을 들이고 있다.
창립 초기 물류자동화설비와 공장 자동화장비에 주력했던 에스에프에이는 2000년 이후 액정표시장치(LCD)공정에 쓰이는 디스플레이용 클린물류설비와 후공정장비 등으로 주력을 전환해 빠르게 성장했다. 2001년 906억원이던 매출이 3년 만에 2410억원으로 뛰었다. 2010년 이후에는 LCD 박막증착장비와 화학증착장비 등 전 공정 핵심장비분야에도 진출, 2012년 5074억원까지 매출을 끌어올렸다.
최근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이 커지는 흐름에 맞춰 OLED 장비를 공략, 국내 업계 첫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다. 특히 일본 업체들이 독점해왔던 OLED 제조공정의 핵심 장비인 유기증착장비를 국산화하면서 현재 매출의 50% 이상을 OLED용 전 공정장비 분야에서 올리고 있다. 주요 고객사인 삼성디스플레이는 물론 2015년부터는 중국 주요 업체에 OLED 증착장비와 공정자동화장비를 공급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 포토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반도체 후공정 패키징 회사인 STS반도체통신을 인수해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고 지난해에는 에스엔유프리시젼의 경영권과 지분을 인수하며 디스플레이 검사, 측정장비 사업으로까지 진출했다. 또 태양광 모듈 장비와 터치스크린 등 미래 시장을 위한 대비도 하나씩 이뤄가고 있다.
에스에프에이의 성공 신화는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와 인수합병, 사업품목·거래처 확대 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제는 세계적인 장비 업체인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를 뛰어넘는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