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지난 1분기 분기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액정표시장치(LCD) 등 패널 판가가 상승한데 힘입어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176(OLED)를 중심으로 생산능력을 확대, 신성장동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엇갈리는 하반기 LCD 가격 영향
LG디스플레이는 1분기 영업이익 1조269억원을 달성했다. 작년 동기 대비 2498.3% 증가한 수치다. 매출은 7조622억원으로 17.9% 늘었다. LCD TV 패널 대형화가 지속됐고 고해상도 IT패널 판매를 확대하는 등 프리미엄 비중을 높여 전 분기보다 흑자폭이 늘었다.
LG디스플레이는 2분기 시장 상황이 1분기와 비슷할 것으로 내다봤다. 출하면적은 1분기와 유사하고 출하 수량은 감소하거나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패널 판가는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잇는 가운데 면적당 판가는 중소형 제품이 계절 영향을 받아 한 자릿수 초반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60인치 이상 초대형 LCD는 하반기부터 제품군을 본격 확대한다. 연간 30% 이상 성장을 예상했다.
LG디스플레이가 분기 1조원 영업이익 시대를 열었지만 하반기에도 호조를 이어갈지 시장 전망은 엇갈린다. 대형 LCD TV 패널 가격이 계속 상승했지만 TV 판매는 부진해 부담을 느낀 세트 제조사가 생산량을 줄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세트 제조사가 패널 주문량을 줄이면 대형 LCD TV 패널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에서 신규 8세대 라인이 가동해 패널 부족 현상을 완화시키면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연간 분기 영업이익 1조원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초대형 LCD TV 패널 수요가 계속 증가해 중국보다 상대적으로 기술 경쟁력이 높은 LG디스플레이에 유리해졌기 때문이다.
하반기부터 OLED TV 패널 공급량이 늘어나는 것도 매출과 수익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신규 라인 가동 면적이 8세대 기준 3% 수준에 불과해 시장 흐름을 전환시킬 정도는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예상보다 좋은 시장 반응에 전략 수정
김상돈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는 이날 실적발표에서 “월페이퍼, 크리스털사운드올레드(CSO221)에 대한 시장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다”며 “중소형 플라스틱(플렉시블) OLED에 대한 고객사 관심과 요구가 커지고 있어 전략, 투자 방향, 세부 계획을 수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연간 설비투자는 중소형 플라스틱 OLED로 무게 중심이 이동했다.
김 전무는 “올해 연간 설비투자 70%를 OLED에 집중하되 이 중 중소형 플라스틱 OLED 비중이 더 높을 것”이라며 “다만 플라스틱 OLED 투자비가 LCD보다 상당히 높아 고객사 상황, 시장 수요에 대한 확실성을 깊게 살펴 보수적으로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내년과 내후년에 걸쳐 대형과 중소형 OLED 수요가 당초 예상보다 더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맞춰 P10도 투자 규모와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김 전무는 “여러 고객사로부터 요구를 많이 받고 있어 투자 규모를 다시 산정하고 있다”며 “다행히 제품 수익성, 평가, 시장 여건이 긍정적이어서 여기에 맞춰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OLED176 TV 패널 사업에서 EBITDA 기준 흑자 달성 가능성도 커진 분위기다. 상반기 분기별 출하량 30만대, 하반기는 분기별 50만대를 예상했다. 시장 반응이 좋아지면서 내부 목표치를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졌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OLED TV 패널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6세대 모바일용, 5세대 조명용 플라스틱 OLED 패널 양산을 시작한다. 8세대 E4 라인 2단계 증설분이 2분기 완공을 앞뒀다. 2단계분이 정식 가동을 시작하면 생산능력이 월 2만6000장에서 5만1000장 수준으로 늘어난다.
중소형 6세대 플라스틱 OLED 라인 E5는 2분기 말, E6는 내년 하반기 양산 예정이다. OLED 조명용 패널을 위한 5세대 P5는 하반기 양산을 준비 중이다.
크리스털사운드올레드 패널을 앞세워 기존에 없는 새로운 응용분야를 발굴하는 데도 나섰다.
송영권 전략·마케팅그룹 전무는 “크리스털사운드올레드 패널은 고화질과 얇은 디자인을 넘어 OLED 강점인 융복합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확장성이 매우 높은 만큼 다양한 적용 가능성을 높고 고객사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