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장비기업 아이씨디가 유기발광다이오드176(OLED)용 식각장비 시장에서 다크호스로 떠오른데 이어 올해 이 분야 강자까지 노린다. 이 분야 강자인 원익IPS327와 일본 도쿄일렉트론을 제치고 삼성디스플레이 물량 대부분을 수주한데 이어 올해 중국 등으로 영역을 확대한다.
아이씨디(대표 이승호)는 올해 중국에 중소형 플렉시블 OLED용 건식 식각장비 공급을 확대해 매출처를 다변화할 계획이다. 일반 건식 식각장비보다 플라즈마 밀도를 높여 성능을 끌어올린 HDP(High Density Plasma) 식각장비다. LG디스플레이와 장비 공급을 논의하는 등 국내외 시장에서 외연 확장을 시도한다.
아이씨디는 액정표시장치(LCD)용 식각장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그러나 삼성디스플레이 A3 라인에 플렉시블 OLED176용 건식 식각장비 물량의 약 90%를 공급하며 시장 다크호스로 빠르게 부상했다. A1과 A2 라인에도 장비를 공급했으나 당시 최대 경쟁사인 원익IPS327가 물량 대부분을 차지했다.
후발주자인 아이씨디가 이 시장 선두로 올라선 것은 식각장비 핵심 부품인 ESC(정전척)를 자체 개발해 내재화한 게 주효했다.
ESC는 식각공정에서 기판이 움직이지 않도록 자기장을 이용해 제어하고 동시에 온도를 조절하는 핵심 부품이다. 마더글라스보다 좀 더 큰 크기에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미세한 구멍이 수없이 뚫려 있다. 이 구멍으로 가스를 주입해 기판 온도를 조절한다.
ESC는 일본에서 주로 수입했으나 아이씨디, 코미코, 제니스월드 등이 국산화해 장비 기업에 납품한다. 아이씨디는 자체 기술로 ESC를 개발해 식각장비에 내재화했다. 외부에서 부품을 조달해야 하는 국내외 경쟁사보다 원가를 대폭 절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식각공정 전 과정에 걸친 장비를 모두 갖춘 것도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패널 제조사가 식각 공정 시스템을 간결하고 저렴하게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안정적인 수율을 구현한 게 강점으로 작용했다. 작년 기준 HDP 식각장비는 아이씨디 매출의 76%를 차지했다.
해외 증착장비 기업에 공급하는 증착물류 반송시스템 사업도 성장하고 있다. 세계 패널 제조사에서 OLED 증착기 수요가 발생하고 있어 주요 협력사인 아이씨디도 함께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작년 총 매출 2309억원 가운데 약 600억원이 증착물류 반송시스템 부문에서 발생했다.
아이씨디는 1분기 매출 1174억원을 달성해 작년 동기대비 1243.6% 성장했다. 전 분기보다 66.2%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132억원으로 작년 연간 이익 수준에 근접했다.
아이씨디 관계자는 “올해 3000억원 매출을 달성하는 게 목표”라며 “중국에서 디스플레이 투자가 늘고 있어 중국 성과를 더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