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장비기업 AP시스템이 잉크젯 프린팅 장비기업 유니젯에 투자했다.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176(OLED) 공정에 사용하는 박막봉지(TFE) 장비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서다. 폴더블 디스플레이 양산성을 높이는게 목표다.
7일 AP시스템과 유니젯에 따르면 최근 AP시스템은 유니젯이 발행하는 총 4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인수키로 합의했다. 우선 30억원 규모 전환사채를 인수했다. 나머지 10억원은 공동 개발 사업을 완료한 뒤 인수키로 했다.
양사는 기존 보유한 증착 기술과 잉크젯 프린팅 기술을 합쳐 양산성을 끌어올린 TFE 장비를 개발하는데 협력하기 위해 이번 투자 협력을 결정했다.
유니젯은 2002년 설립한 산업용 잉크젯 프린팅 기술 전문기업이다. 2012년 독일 필립스에 OLED 조명용 TFE 양산 장비를 공급했다. 현재 6세대 디스플레이용 TFE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AP시스템은 오랫동안 디스플레이 증착 기술을 연구개발했다. PECVD(플라즈마화학기상증착장비)보다 박막을 균일하게 조성하고 불순물을 최소화할 수 있는 ALD(원자층증착) 장비, 전자차(EMI) 차폐 소재를 증착하는 장비 등 다양한 분야 진공 증착 기술력을 확보했다.
플렉시블 OLED 공정에서 유기물 소재를 수분과 공기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유기막과 무기막을 순차적으로 조성하는 과정을 거친다. 유기막은 TFE 장비를, 무기막은 증착(CVD) 장비를 사용해 형성한다.
이 때 무기막 조성 조건에 따라 유기막 성질이 달라져야 하는 등 각 막질 조성이 중요하다. 하지만 각기 다른 장비 제조사가 장비를 납품하다보니 전체 박막을 최적의 상태로 조성하는데 패널 제조사가 어려움을 겪는 문제가 발생했다.
양사는 이 점에 착안했다. TFE 장비와 증착 장비를 함께 개발해 토털 시스템을 구성하면 각 박막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개발할 수 있어 최적의 막질을 구현할 수 있다고 봤다. AP시스템이 오랫동안 증착 기술을 연구해왔고 유니젯은 잉크젯 프린팅 기술을 연구개발하면서 양산 장비까지 납품한 경험이 있는 만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투자를 시작으로 양사는 TFE 토털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공동 연구개발에 나선다. AP시스템이 대규모 장비를 양산할 수 있는 인프라와 해외 영업망을 갖춘 만큼 유니젯은 앞으로 연구개발 장비는 물론 양산 장비를 제작·판매할 수 있는 지원 체계를 확보하게 됐다.
양사의 우선 목표는 차세대 폴더블 디스플레이용 TFE 장비를 국산화하는 것이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는 카티바 장비를, LG디스플레이는 LG PRI 장비를 사용한다. 증착 장비는 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가 양사에 대부분을 공급한다. TFE·증착 토털 시스템으로 쟁쟁한 해외 경쟁사를 제치고 국산 장비 비중을 높인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중국 진출도 노린다. 대부분 중국 패널 제조사가 플렉시블 OLED 양산 기술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만큼 경쟁력 있는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업계 관계자는 “유니젯은 기존처럼 독립 경영을 유지하면서 TFE·증착 토털 시스템을 함께 연구개발하게 된다”며 “AP시스템의 기술과 인프라, 유니젯의 기술력을 합쳐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