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경기도 파주 디스플레이 신공장 'P10'에 약 4조원을 투입, 6세대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176(OLED) 생산 라인을 내년에 구축한다. 당초 P10은 TV용 대형 OLED 중심으로 투자할 계획이었지만 스마트폰용 OLED를 우선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스마트폰용 OLED 생산 능력을 빠르게 늘려서 애플 아이폰 제2 공급사 지위를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29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이 같은 투자 계획과 장비 입고 일정을 주요 협력사와 공유하고 장비 발주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18~2019년 2년에 걸쳐 파주 P10에 6세대 유리기판 기준으로 월 6만장 규모의 플렉시블 OLED176 생산 라인을 갖출 것으로 전해졌다. 2018년에 3만장, 2019년에 3만장 각각 늘릴 방침이다. P10 완공은 2018년 2분기가 목표지만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완공할 가능성도 있다.
1단계 투자분 장비 입고는 내년 3월에 시작한다. 내년 3월과 9월 두 번에 걸쳐 장비를 들여 먼저 월 3만장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춘다. 2단계 투자분은 2018년 11월과 2019년 1월로 두 번에 걸쳐 장비를 입고한다. 역시 월 3만장 규모다.
파주 P10 신공장은 건설 초기에 OLED TV 패널 생산 라인을 주로 구축하고, 6세대 중소형 플렉시블 OLED 라인도 일부 갖추는 방향으로 검토됐다. LG디스플레이도 OLED TV 패널 생산 능력 확대를 목표로 P10 투자 방향을 밝혔다.
최근 중소형 플렉시블 OLED 시장 기류가 빠르게 변하자 LG디스플레이는 투자 방향과 규모를 수정하는 등 사업 전략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이 2018년부터 아이폰 전량에 OLED를 채택할 가능성이 있는 데다 중국 스마트폰 업계도 OLED로 무게 중심을 옮기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P10 외에 가동을 앞둔 구미 E5와 파주 E6에서도 중소형 OLED176 생산량을 점차 늘린다. E5는 6세대 유리기판 기준으로 월 1만5000장 규모를 투자, 이르면 다음 달 말 양산에 들어간다. LG디스플레이는 E5 2단계 투자도 고려하고 있다.
파주 E6는 2018년 하반기에 가동한다. 주요 전 공정 장비는 지난달부터 입고되고 있다. E6 1단계 투자분은 6세대 기준으로 1만5000장이다. 2단계 투자분 1만5000장 입고는 8월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E6 1단계 투자에는 월 1만5000장 생산 능력을 목표로 1조9990억원이 투입됐다. E5와 E6에 추가 투자까지 단행하면 약 2조원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총 투자 규모가 6조원대로 늘어난다.
2019년까지 P10, E5, E6 설비 투자가 끝나면 6세대 기판 기준으로 월 12만장의 플렉시블 OLED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는 현재 삼성디스플레이 생산 능력의 절반에 이르는 규모다.
LG디스플레이는 P10 OLED TV 패널 투자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업계는 LG디스플레이가 P10에 8.5세대 OLED를 우선 투자, 공급 물량 확대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후 10.5세대 액정표시장치(LCD)에 투자한 뒤 이를 10.5세대 OLED로 전환하는 시나리오가 흘러나오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10.5세대 OLED로 직행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처음 시도되는 10.5세대 기판 크기에서 기술 안정성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10.5세대 LCD로 먼저 기술 노하우와 경험을 쌓은 뒤 OLED로 전환하는 것이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P10 투자와 관련해 여러 투자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한 것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