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슬기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오는 2020년 업계 최초로 TV용 롤러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양산한다. 디자인 혁신과 편의성 개선 등을 통해 '라이프 디스플레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열어 TV용 OLED 시장에서 주도권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6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55인치와 75인치 TV용 롤러블 OLED를 2020년부터 본격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이 패널은 10조원을 투입해 육성하는 OLED 전문 생산기지인 파주 'P10'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LG전자는 LG디스플레이가 생산하는 대형 롤러블 OLED 패널을 공급받아 TV 등으로 제품화해 시장에 내놓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3년 뒤 롤러블 OLED를 P10에서 양산할 계획"이라며 "LG전자에서 이 패널을 갖고 디스플레이 시장의 주류인 TV 제품으로 상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롤러블 OLED TV의 가격은 55인치를 기준으로 3000만원대를 훌쩍 뛰어넘을 전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롤러블 OLED TV는 벽에 붙이거나 스크린 형태로 만드느냐 등 외형에 따라 가격에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롤러블 OLED TV 출시와 관련해서는 아직 말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롤러블 OLED는 디스플레이 자체를 두루마리처럼 말 수 있는 제품이다. 패널을 구부릴 수 있는 OLED의 구조적 장점과 유연성을 높인 플라스틱 소재의 기판으로 만들어진다. 이에 롤러블 OLED TV는 사용자가 TV를 보지 않을 때 둘둘 말아 보관할 수 있어 집 공간이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뿐만 아니라 회의실에서 사용했던 기존 빔프로젝터 대신 롤러블 TV를 말았다가 펼쳐 사용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선 LG디스플레이가 대형 롤러블 OLED를 상용화하면 미래 TV 시장 경쟁이 본격적으로 불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화질 경쟁이 한계에 도달한 세계 TV 시장에서 사용자의 삶을 변화시키는 라이프 디스플레이 경쟁을 촉발할 것으로 예상한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2015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곡률 반경이 30R(반지름이 30㎜인 원의 굽은 정도)인 18인치 롤러블 OLED를 개발하며 롤러블 디스플레이의 상용화에 속도를 내왔다.
LG디스플레이는 롤러블 OLED를 중소형 제품으로 우선 공개했지만, TV용인 대형으로 출시하는 게 시장성이 높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두께가 얇은 '월페이퍼'나 소리를 내는 패널인 '크리스탈사운드올레드(CSO)' 등을 내놓으며 OLED TV에 큰 변화를 주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를 기점으로 사용자 일상 속의 편의성이나 즐거움 등을 높인 '라이프 디스플레이' 전략을 통해 디스플레이 시장의 주도권을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그동안 OLED를 화질 경쟁력으로 밀었다면 올해부터는 화질을 뛰어넘어 이를 통해 구현할 수 있는 다양한 디자인적 시도들을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