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LED TV 가격경쟁력ㆍ수익성 높아 올 하반기 본격 출시 앞두고 `딜레마`
TV제조업체들이 경쟁적으로 OLED(유기발광) TV를 공개ㆍ출시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OLED TV를 시장 주력상품으로 내 놓는데는 꺼려하는 분위기다. 현존하는 LED(LCD) TV 기술발전에 따라 수익성이 높아, OLED TV로의 전환에 대해 전략적 판단을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 초 CES에서 OLED TV를 공개하고 올해 하반기부터 판매에 나선다는 입장이나, 시장성 면에서는 아직 확신이 없는 상황이다.
이는 OLED TV가 현재 같은 크기 평판 TV에 비해 2배~4배 가량 가격(예상가격 55인치 기준 800만~1100만원)이 높고, 현재 판매 중인 평판TV를 압도할 정도의 상품성을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TV업체 뿐 아니라 시장조사업체들도 OLED TV가 오는 2015년 이후에나 의미 있는 시장을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OLED TV 전환의 발목을 잡는 것은 현재 각 업체들이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는 LED TV다. 평판TV 경쟁에서 PDP를 누르고 주류로 떠오른 LCD TV는 기존 백라이트를 CCFL에서 LED로 바꿔 화질과 두께, 전력소모면에서 진화한 LED TV로 진화했다.
TV업체들은 OLED TV가 화질, 두께, 전력소모에서 LED TV보다 앞서 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반대로 LED TV는 OLED TV 보다 절반 또는 30% 가격에 일반적인 시청상황에서 우수한 성능을 제공한다. 이는 TV의 세대교체를 추진하고 있는 TV업체 입장에서 걸림돌로 작용한다.
특히 오는 2015년까지 평판TV 시장이 LED TV 중심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돼, OLED TV로 세대교체가 더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한해 2억5000만대 수준인 TV 시장(CRT, PDP, LCD)에서 LED TV 판매는 지속적으로 늘어나, 오는 2015년 전체 평판TV시장 90% 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OLED TV는 올해 5만대 이하, 오는 2015년에도 예상 출하량이 10만대 전후에 불과하다. 디스플레이서치 관계자는 "브라운관 TV에서 평판TV로 넘어갈 때 두께가 10% 수준으로 줄었으며, 이는 TV 세대교체를 이끄는 강력한 요소로 작용했다. OLED TV도 기존 LED TV에 비해 두께가 줄어들지만 문제는 이미 LED TV 충분히 얇고, 화질과 전력소모도 우수하다는 점"이라며 "LED TV 성능이 이미 충분히 우수하기 때문에, OLED TV가 가격을 LED TV와 좁히지 못한다면 세대교체 시기는 더 늦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OLED TV를 차세대 TV로 꼽고 있지만, 세대교체 시기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지난 10일 삼성전자 OLED TV 발표회에서 영상디스플레이 부문 김현석 부사장은 "OLED TV가 TV에서 주류로 떠오르는 시점에 대해서 많은 연구를 하고 있다. OLED TV로 전환은 2~3년 이후로 예상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당분간 TV업체들은 OLED TV를 플래그십 제품으로 출시하더라도, 상당기간 LED TV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TV업계 관계자는 "TV와 디스플레이 업체 입장에서는 OLED TV로 전환 뿐 아니라 기존까지 투자한 LED 패널 생산라인을 상당기간 유지해야 한다는 두 가지 부담을 모두 가지고 있다"라며 "예상보다 LED 패널 가격 빠르게 하락하면서, TVㆍ디스플레이 업체가 세대 전환 시기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형근 기자 bass00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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