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직물과 유기발광다이오드176(OLED)를 융합, 유연성이 좋은 의류 형태의 웨어러블 디스플레이 기술을 개발했다. 옷 위에서 구겨지는 화면을 볼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았다.
KAIST(총장 신성철)는 최경철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유리 대신 직물을 디스플레이 디바이스의 기판으로 삼아 발광이 가능한 옷감으로 구현한 의류형 유기발광 소자를 개발, 지난달 국제 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 온라인판에 실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 2011년 직물 위에 발광체를 형성한 연구 이후 옷감 위에 디스플레이를 구현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다. 그동안에는 직물 특유의 거친 표면과 유연한 특성으로 말미암아 상용화 수준의 성능 구현이 어려웠다.
최 교수 연구팀은 2015년에 열접착 평탄화 기술로 거친 직물 위에 수백 나노미터(㎚) 두께의 유기발광 소자를 동작시키는데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용액 속에 있는 실을 균일한 속도로 뽑아내는 딥코팅 기술로 얇은 섬유 위에서도 휘도가 높은 고분자발광 소자를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한 의류형 유기발광 소자는 이 같은 연구 성과를 토대로 구현했다. 이 소자는 최고 수준의 전기광학 특성을 지녔다. 굴곡 반경이 2㎜인 접히는 환경에서도 동작한다. 지금까지 보고된 직물 기반의 발광 소자 가운데 가장 유연하다.
연구팀은 열에 강한 소재로 직물 기판을 엮고, 열접착으로 평탄화 층을 형성했다. 여기에 자체 기술로 개발한 투명 플렉시블 OLED176 및 봉지 기술을 적용, 의류형 유기발광 소자 제작에 성공했다.
OLED176는 두 전극 사이의 광반사를 이용해 특정 대역의 광추출을 향상시키는 마이크로 캐비티 효과, 소재 자체의 광에너지 전환 효율을 높인 인광 발광층을 이용해 광원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구조로 설계했다. 투명하고 유연한 OLED 봉지 기술로 빛 손실을 줄이고 디스플레이 소자의 수명 및 유연성을 확보했다.
직물 특유의 엮이는 구조와 빈 공간은 유기발광 소자에 가해지는 기계 성격의 스트레스를 크게 낮추는 역할을 한다.
최 교수는 “옷 위에 구현된 디스플레이를 보는 것이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면서 “패션과 이텍스타일뿐만 아니라 자동차 산업과 광치료 등 헬스케어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