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공격적으로 투자 중인 중국 BOE가 이번에는 증강·가상현실(AR·VR)용 고해상도 OLED 양산에 팔을 걷었다. 중국 윈난성 정부와 손잡고 11억5000만위안(약 1948억원)을 투입해 AR·VR용 고해상도 OLED 패널을 개발해 내년 양산할 계획이다. 이 분야 선두인 삼성디스플레이 제품 성능에 필적하는 고성능 제품을 공급하는 게 목표다.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BOE는 윈난성 정부와 협력해 총 11억5000만위안을 투자해 AR·VR용 초소형 고해상도 OLED 생산라인을 짓기로 했다. 위치는 윈난성 쿤밍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쿤밍BOE디스플레이테크놀로지'라는 회사를 별도 설립했다.
BOE는 0.5인치(800×600, SVGA), 0.41인치(800×480, WVGA), 0.80인치(1920×1200, WUXGA)등 초소형 OLED를 생산할 계획이다. 연간 100만장 생산을 목표했다.
BOE는 AR·VR용 OLED 개발을 위해 미국 코핀(KOPIN)과 협력해왔다. 코핀은 초소형 액정표시장치(LCD)와 OLED, 관련 구동칩 기술을 보유했다. 스마트 안경 등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를 개발한 경험이 있다.
코핀은 자사가 전액 출자해 중국에 설립한 가오핑테크놀로지(Gao Ping Technology)로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가오핑테크놀로지는 3500만위안(약 59억원)을 현금으로 투자했다.
중국 현지기업 오레이드(Oreide)도 참여한다. 윈난북부오레이드광전자기술은 2억위안(약 338억원) 규모의 초소형 OLED 관련 무형자산을 투자했다. 오레이더는 초소형 OLED 디스플레이 디바이스 관련 핵심 코어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10개 이상 핵심 특허를 보유했으며 연간 45만개 규모의 초소형 디스플레이 디바이스를 생산능력을 갖췄다.
현재 AR·VR 디바이스 시장은 삼성전자, 소니, 오큘러스를 인수한 페이스북 등이 주도하고 있다.
성장 가능성은 크지만 해상도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작은 패널에서 2K 이상 해상도를 구현해야 하는 기술 난도가 상당하다. 해상도가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으면 어지럽거나 콘텐츠 몰입도가 떨어진다.
현재 상용화된 VR 기기 해상도는 삼성전자 갤럭시S8 570ppi, 오큘러스 리프트 460ppi, HTC 바이브 460ppi다. VR 기기에 적합하려면 최소 2000ppi 수준이 돼야 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LCD에서 더 높은 해상도를 구현하는 게 쉽지만 초고해상도 OLED를 개발하는 게 업계 과제다.
BOE는 수입에 의존하는 AR·VR 디스플레이를 자체 공급해 국산화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관련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시장 선점 효과를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