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소재를 국내 기술로 개발한 머티어리얼사이언스에서 연구원이 최종합성물에서 용매를 제거해 농축하는 과정을 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유기발광다이오드176(OLED)를 구성하는 발광재료 중 청색은 개발이 매우 까다로운 소재다. 적색과 녹색에서는 고효율 인광 재료가 사용되는 반면에 청색은 효율이 낮은 형광 재료가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다 청색 형광재료는 이데미츠코산과 같은 일본 업체가 특허 장벽을 높게 쌓아 국내 기업은 시장 진입조차 못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이데미츠코산으로부터 청색 재료를 구매하는 이유다.
국내 한 벤처 기업이 일본이 독점한 OLED 청색 재료에 도전장을 던졌다. 주인공은 '머티어리얼사이언스'. 이 회사는 최근 청색 '도판트(dopant)'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도판트는 OLED 내에서 호스트와 섞여 효율과 수명을 개선해주는 소재다. 지난 2014년 설립된 머티어리얼사이언스는 어떻게 어렵다는 청색 재료를 개발했을까.
◇새로운 합성법을 개발하다
OLED용 청색 재료 분야에서 가장 앞선 곳은 일본 화학 업체인 이데미츠코산이다. 이데미츠는 1995년부터 청색 도판트를 개발해 현재 총 30건 이상 특허(일본 출원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이데미츠 특허는 광범위한 점이 특징501이다. 현존하는 합성법으로 만들 수 있는 화합물에 대해 특허를 설정해 후발주자가 이를 피하기 어렵게 했다. 이데미츠는 이런 특허를 바탕으로 청색 도판트는 물론 호스트까지 함께 판매하며 독보적 시장 지위를 점하고 있다.
머티어리얼사이언스는 촘촘한 특허망을 벗어날 수 있도록 분자 설계부터 달리했다. 기술적으로 살펴보면, 기존에는 진청색을 얻기 위해 전기음성도가 높은 물질을 분자에 적용한 반면에 머티어리얼사이언스는 전기음성도가 낮은 물질을 도입해도 진청색을 구현하도록 새로운 합성법을 개발했다. 쉽게 말해 독자적인 합성법으로 전에 없던 신규 물질을 만들어낸 것이다.
오형윤 머티어리얼사이언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데미츠는 기존 합성법으로 만들 수 있는 물질에 특허를 걸어 놓았기 때문에 이를 피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우리는 새로운 화합물을 만든 것”이라며 “패널 제조사 성능평가에서도 동등 이상의 특성을 인정받아 개발 내용을 공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OLED 소재 전문 기업 탄생
머티어리얼사이언스는 낯선 기업이지만 이미 OLED 재료로 적지 않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 일찍부터 중국 OLED 패널 업체에 정공수송층(HTL)과 전자수송층(ETL) 등을 공급해 지난해 매출 66억원을 달성했고, 올해는 10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