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가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개발을 위해 세계 4위 LCD기업인 대만 AUO와 손잡았다. 산화물반도체 등 차세대 소자기술까지 포함한 광범위한 협력이다. 최근 삼성전자와 LCD 합작 관계를 청산한 소니가 `타도 한국`을 기치로 대만업체와 제휴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소니는 최근 자사 엔지니어들을 대만 AUO에 파견, OLED TV 및 산화물반도체(IGZO) 기반 고해상도 패널 개발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소니 엔지니어들이 대만 AUO의 6세대 공장인 L6B에 투입됐으며, 양 사는 이 라인에서 대형 OLED TV 및 고해상도 패널 개발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일본의 OLED 원천기술·브랜드와 대만의 제조 경쟁력이 결합한 제휴다. 소니는 세계 최초로 OLED TV를 생산한 경험과 기술이 있지만, 대형 제품 양산 투자 여력이 부족하다. 대만 AUO는 OLED 시장 진출을 위해 소니의 원천기술이 필요하다. AUO는 일본 이데미쓰코산과의 재료 부문 협력에 이어 패널에서도 일본의 원천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계기를 잡은 것으로 평가된다.
두 업체는 향후 기술 개발 추이를 지켜본 후 8세대 라인으로 협력을 확대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조인트벤처(JV) 설립 등도 검토했지만 투자 여력 부족으로 실무 협력부터 진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윤성 디스플레이서치코리아 상무는 “소니와 AUO의 OLED 분야 협력은 사실 지난해부터 물밑에서 진행됐다”며 “TV 시장에서 삼성과 LG에 밀려 3위로 떨어진 소니가 대만을 새로운 제조 파트너로 선택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 움직임은 부품-세트 수직계열화에서 앞선 삼성, LG에 대항하기 위해 일본, 대만, 중국을 포함한 업체 간 합종연횡의 시발점으로 보인다. 실제로 대만 디스플레이 업계에선 양 사 협력에 고무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소니가 한국(삼성전자) 및 자국(샤프)에 이어 처음으로 대만업체와 협력 관계를 맺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면서도 “두 회사 협력은 아직 기초 단계로 8세대까지 확대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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