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BOE가 삼성전자에 유기발광다이오드176(OLED) 패널 공급을 추진한다. BOE는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로, 액정표시장치(LCD)에 이어 OLED에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를 추격하고 있는 업체다. 삼성전자와의 계약 성사는 BOE가 OLED 경쟁력을 인정받는 것이어서 업계 관심이 뜨겁다.
4일 복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BOE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 OLED 디스플레이 공급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 OLED를 공급하기 위해 샘플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BOE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 공급을 타진하고 있다”면서 “첫 제품은 삼성 갤럭시워치 적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BOE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 OLED 공급을 추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BOE는 이에 앞서 삼성전자에 LCD를 납품한 적이 있다. 그러나 OLED를 생산하기 시작한 건 최근이다. BOE는 지난해 5월 중국 청두에 위치한 6세대 플렉시블 OLED 라인 B7을 처음 가동했고, 10월에 출하 기념식을 가졌다.
OLED176는 안정된 생산 기술 확보가 매우 어려운 디스플레이다. 삼성디스플레이를 제외한 다수의 기업이 OLED 사업에 진출하고도 수율 문제로 수익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BOE 역시 지난해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지만 현재 OLED 수율은 30% 안팎에 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번에 삼성전자 공급을 성사시키면 적잖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부품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워치는 적게는 월 30만대, 많을 때는 월 100만대 이상 생산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판매가 꾸준하기 때문에 디스플레이 제조사에는 안정 수요처에 속한다.
또 삼성전자 서플라이체인에 진입하는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에서 OLED 패널 품질을 인정받는 셈이기 때문에 추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으로 공급을 확대할 수 있고, 다른 거래처 발굴에도 유리할 수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BOE 입장에서는 갤럭시워치가 시작일 수 있다”면서 “세계 최대 제조사인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OLED를 납품하는 것이 궁극 목표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BOE는 세계 3위 스마트폰 업체인 화웨이에도 OLED를 공급한다. 올 하반기에 출시되는 화웨이 플래그십 스마트폰 '메이트20프로'에 BOE OLED가 채택된 것으로 알려졌다.
BOE의 약진은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중국과 경쟁으로 LCD 사업 수익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다음 먹거리인 OLED마저 중국이 추격하면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특히 유연한 화면을 구현할 수 있는 플렉시블 OLED는 그동안 국내 기업이 선도한 분야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나란히 1, 2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이 90% 이상을 상회할 정도로 압도한다. LG디스플레이도 10조원 투자를 결정하는 등 플렉시블 OLED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BOE는 설비 증설과 동시에 수요처를 지속 발굴, OLED 사업 확대를 노리고 있다. BOE는 청두 B7 수율을 끌어올리는 한편 몐양에 위치한 두 번째 6세대 플렉시블 OLED 공장 'B11'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