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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의 플렉시블 OLED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
중국 스마트폰·TV 제조사들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채택하는 빈도가 늘어나면서 독자적인 OLED 기술을 가진 한국 디스플레이 업계가 특수를 맞고 있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은 중국 고객사를 대상으로 '손님 모시기'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반도체에 이어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초격차' 전략으로 중국의 거센 도전을 새로운 기회로 바꿔가고 있는 셈이다.
22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과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와 화웨이, 오포, 비보 등 중국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을 적용한 스마트폰 수를 늘리고 있다. 특히 화웨이와 비보가 눈길을 끈다. 화웨이는 지난해 상반기 290만대에서 610만대로 110.35%나 증가했고, 비보는 1460만대에서 1950만대로 33.56% 증가했다. 샤오미도 올 2분기 처음으로 삼성디스플레이에게 OLED 패널을 180만대 공급받았다. 샤오미는 오는 25일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을 장착한 5G폰 '미믹스3'를 공개할 예정이다.
중국 TV 업계에서도 대형 OLED 패널을 적용하는 업체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하이센스, 스카이워스 등 중국 TV 브랜드들이 올 초 LG전자가 주도권을 쥐고 있는 'OLED TV 진영'에 합류하면서 하반기 새로운 TV를 출시한다. TCL도 지난달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8에서 8K OLED TV를 선보였다. 특히 스카이워스는 OLED TV 모듈 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820억을 투자하고, 현재 OLED TV 생산량인 30만대에서 내년 100만대까지 늘리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IHS마킷은 올해 중국 OLED TV 시장 규모가 17만대지만, 2019년에는 355만대로 20배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OLED 패널은 유기화합물을 사용해 자체 발광시키는 디스플레이로, 기존에 쓰인 LCD(액정표시장치) 디스플레이보다 명암비가 우수하고 두께도 얇아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고 있다.
중국 IT업체들이 고급 소재인 OLED 패널을 채택하는 이유는 '저가' 또는 '보급형' 제품을 만든다는 이미지를 버리고, 자사 기술의 우수성과 프리미엄 제품을 알리겠다는 전략을 세웠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BOE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저가 패널 공세로 국내 업계의 중국 시장 LCD 패널 수출액은 '반토막' 난 상황이다. 그러나 중국 IT업체들의 OLED 채택이 늘어나면서, 중·소형, 대형 OLED 기술에 우위를 가진 국내 디스플레이 회사들에게 큰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관세청 자료를 보면 올들어 9월까지 LCD 수출액은 지난해 5783만달러에서 62.74%나 감소한 2155만달러를 기록한 반면, OLED 패널 수출액은 8587만달러에서 1억2294달러로 43.17% 증가해 중국 시장에서의 고전을 어느 정도 상쇄하는 모양새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중국 손님 모시기'에 분주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19일 중국 선전에서 OLED 포럼 열고 5G 맞는 고화질 디스플레이를 소개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광저우에서 'OLED 파트너스 데이' 열고 고객사와의 협력을 약속하고, 중국 OLED 생태계를 강화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도 최근 중국 레노버와 손잡고 OLED 패널을 활용한 폴더블 태블릿을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OLED 패널 기술은 중국 업체들이 구현하지 못한다"며 "국내 업체들이 OLED 패널에 경쟁력이 있는 만큼 관련 기술로 위기를 잘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해령 기자 strong@dt.co.kr |